[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양자암호 시장 확대에 나선다. 10년 내 8억개 제품에 양자난수생성기술(QRNG)을 적용한다는 목표다. 국내 보안 강소기업들과 QRNG 칩 적용 제품을 본격 내놓으며 국방 공공사업분야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하는 방향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SK텔레콤 24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QRNG 칩셋의 시장 확대 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SK텔레콤과 양자암호 자회사 IDQ를 비롯해 비트리·
케이씨에스(115500)(KCS)·옥타코 등 국내 암호 분야 강소 기업들이 참석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 리더가 24일 QRNG칩 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양자(퀀텀)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다.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을 분석할 수 없는 숫자(난수)를 무작위로 생성해 보안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QRNG 칩은 이런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예측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생성해 해당 칩이 적용된 기기 및 서비스의 보안성을 높여준다. SK텔레콤은 2018년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인수했고, 2020년 QRNG 칩을 처음 개발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QRNG 칩이 적용된 갤럭시퀀텀을 3년 연속으로 출시하고 있다.
엄상윤 IDQ코리아 대표는 이날 "QRNG는 양자난수생성 시장에서 초기 단계지만,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약 10년 내 8억개 이상의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QRNG를 연결해 각각의 데이터 전달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QRNG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8조원 정도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IoT), 차량용 통신 보안, 철도망, 도심항공교통(UAM), 금융 등 다양한 영역으로 QRNG 칩 적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QNRG 칩 관련 사업은 SK텔레콤 자체적으로만 추진하는 것이 아닌 보안 강소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확장할 방침이다.
우선 KCS와 함께 QRNG와 암호통신 기능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오는 내년 1분기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KCS는 IoT 기반 다양한 제품에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 개발한 기업이다. KEV7칩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안호모듈겁증(KCMVP)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 암호칩 중 가장 높은 보안 등급을 받았다. 양사는 암호칩에 QRNG 칩을 탑재한 양자암호 원칩을 통해 드론 등 국방 무기 체계 사업,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 네트워크 보안 시장 등에 진출을 추진한다.
케이씨에스 연구개발 직원이 SK텔레콤의 QRNG 칩을 양자암호 원칩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생체인증 벤처기업 옥타코는 QRNG 기반의 생체 인증키를 개발했다. 기존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에 QRNG를 결합해 보안을 강화한 방식이다. QRNG 생체인증키는 현재 경기도청과 대전상수도 사업 본부, 지하철 통합 관제 CCTV 관리자 보안 인증 수단으로 채택됐다. 옥타코는 해당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 연동을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미국 연방 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또 인도의 대국민 인증 서비스 아다하르 프로젝트를 겨냥한 QRNG 지문 인증 장치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QRNG 칩 상용화에 협업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비트리와는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24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QRNG 칩은 기존 칩보다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반면 가격은 낮춰 제품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 리더는 "QRNG 칩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지만 우리가 모든 영역을 다 담당하지 못하는 만큼 강소 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상생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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