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부가 승용차 구매 시 소비자가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개소세) 30% 인하 혜택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승용차 개소세 감면 조치는 올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자동차 구매자는 최대 143만원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
개소세는 승용차 등 특정 물품을 사거나 골프장처럼 특정한 장소에서 소비하는 비용에 부과하는 일종의 사체시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카플레이션(카+인플레션)이 본격화한 가운데 개소세 인하 조치까지 종료될 경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를 둘러싼 실효성 논란은 수년간 계속됐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정책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을 받기까지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간 개소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지난해 11월 4일 오후 서울 시내 주차장에 아이오닉5와 테슬라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문제는 개소세 할인 혜택이 계약일이 아닌 차량 출고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등의 인기 차종은 1년 넘게 걸린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5월 국산차 예상 납기일 기준 현대차의 아반떼 대기 기간은 가솔린·LPI·N라인이 9개월, 하이브리드가 12개월 이상이다.
쏘나타(N라인 포함)는 2개월~3개월이 걸리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그랜저는 2.5 가솔린 모델이 6개월, 3.3 가솔린·LPI 모델은 3개월이 소요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9개월이 걸린다.
투싼(N라인 포함)의 출고 예상 기간은 가솔린이 6개월, 디젤·하이브리드가 12개월 이상이다. 싼타페는 가솔린·디젤이 7개월, 하이브리드 12개월로 예상된다. 전기차 아이오닉5도 출고까지 12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기아의 경우 K5는 1.6터보와 2.0가솔린이 5개월 이상, 하이브리드·LPI는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K8은 2.5가솔린이 10개월 이상, 3.5가솔린이 6개월 이상, 하이브리드 모델이 12개월 이상, LPI 모델이 13개월 이상 등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인기 차종이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내년 개소세 인하 결정에 따라 소비자의 결제 금액은 달라진다.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 (사진=쉐보레)
반면 르노코리아와
쌍용차(003620), 쉐보레 등의 중견 3사의 차량 출고는 평균 1개월~5개월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가 이른바 '르·쌍·쉐'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르노의 주력 차종 중 QM6는 계약 후 약 2개월, XM3와 SM6는 1개월~2개월 이내로 국내 완성차 가운데 가장 빠른 출고가 예상된다.
쌍용차에서 하반기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는 이달부터 사전 계약을 진행했고, 올해 내로 출고가 가능해 보여 많은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쉐보레가 최근 출시한 신차 '더 넥스트 이쿼녹스'도 이달 중 출고가 가능하다. 쉐보레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바로 고객에게 인도하려고 출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은 같은 가격임에도 국산차보다 개소세를 덜 내기 때문에 웃음 짓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최종 판매가로 과세하고, 수입차는 수입 신고 원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한편 이를 두고 기획재정부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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