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형 발사체(KSLV-2) 누리호의 두 번째 비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연구원들은 지난해 첫 발사 당시의 실패를 경험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을 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항우연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오는 15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를 예정하고 있다. 강풍, 번개, 낙뢰 등 기상 환경과 우주물체 충돌 등 우주 환경의 변수만 없다면 계획대로 창공을 가른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발사 전날인 14일 오전 비 예보가 있긴 하지만 발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발사체 이송 과정을 포함한 모든 안전 문제를 고려해 최종 발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과천과학관에 전시된 누리호 1단 엔진 실물 모습. (사진=김진양 기자)
현재 누리호는 1·2·3단 발사체의 조립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발사 전 마지막 주말을 지나면서 전기적 기능 점검 등 최종 마무리 작업도 마쳤다. 이날 저녁 비행 시험 위원회에서 발사체를 발사대로 이동시킬 지 여부를 확정하면 14일 오전 7시부터 발사체 이송이 시작된다. 발사 카운트다운까지 약 33시간의 우주 항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첫 발사된 누리호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까지는 순조롭게 수행됐다. 하지만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엔진이 목표된 시간만큼 연소되지 못하고 조기에 꺼지면서 위성모사체도 목표했던 지구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이후 약 2개월간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와 항우연 실무연구진이 진행한 조사 결과, 3단 산화제탱크 내 헬륨탱크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2단 비행 구간 중 비행 가속도와 발사체에 전달되는 진동 등에 의해 산화제 탱크 내부에 들어있던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했다. 이 때문에 헬륨탱크의 하부 고정장치가 풀려 상부 산화제탱크와 충돌을 했고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가 누설되면서 엔진이 조기 종료됐다.
누리호 1차 발사는 3단 산화제탱크 내부에 문제가 발생해 최종 실패했다. (사진=항우연)
원인이 규명되면서 연구진은 즉각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3단 산화제탱크 내부의 고압헬륨탱크가 이탈하지 않도록 헬륨탱크 하부고정부를 보강했고, 산화제탱크 맨홀덮개 두께도 강화하는 등 설계를 변경했다. 올 초에 지상 시험에서 미개선 조치를 수행했고, 4월에는 비행모델 2호기에 대한 개선조치까지 마쳤다.
첫 발사와 달라지는 점은 이뿐 아니다. 지난해에는 1.3톤 규모의 위성모사체가 탑재됐지만 이번에는 큐브위성 4기를 포함한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가 함께 실린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 발사체의 투입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발사체에서 위성이 잘 분리되고 궤도에 잘 오르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성능검증위성이 예정된 궤도에 안착해 2년 간의 미션을 순조롭게 수행할 수 있음이 확인되면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의 다음 단계인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서는 실제 위성을 탑재한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게 된다.
장 부장은 "매번 발사 때마다 긴장감을 느끼는 것은 똑같다"면서도 "조립이나 시험 과정에서 점점 더 문제가 없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2차 발사를 앞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발사체 발사가 항상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를 어떻게 최소화 할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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