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월 전당대회 가는 길에 검경수사·70년대기수론 '악재'
당내 갈등에 침묵 이어가던 이재명, 검경 움직임에 '여론전' 돌입
2022-06-17 16:46:41 2022-06-17 16:46:41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차기 당권도전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당내에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당내에서는 ‘새로운 인물론’인 70년대 기수론까지 등장하면서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민주당에서 부는 '70년대 기수론'…"새로운 인물 필요" 
 
최근들어 이 의원에 대한 당권도전 반대 여론이 날이 갈수록 높아있다. 특히 70년대 기수론이 거세지는 점은 이 의원에게 큰 부담으로 작동한다. 
 
86그룹(80학번, 60년대생)을 주축으로 구성된,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8월 전당대회는 다름과 새로움으로 가득해야 하며, 시대 변화를 반영한 가치와 철학, 당의 노선을 재정립하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며 “더미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가치와 의제, 그리고 인물의 부상을 통해 민주당의 얼굴과 중심을 바꿔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 의원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97그룹(90년대학번, 70년대생)에 더미래가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70년대 기수론으로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등을 주요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70년대 기수론으로 거론되는 이들 중 대다수는 출마에 긍정적이다. 강훈식 의원은 17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무겁게 듣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박주민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출마에 대해 “지금은 말씀을 듣는 단계”라며 “어제도 한 선배 의원 두 분 정도가 여러 이야기를 주셨다”고 여지를 남겼다. 강병원 의원도 지난 14일 KBS라디오에서 “역사적인 사명이 맡겨진다면 또 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70년대생인 전재수 의원도 “이 의원이든 전해철·홍영표 의원이든 우원식 의원이든 출마를 안 하실 것이라고 본다”며 “이런 흐름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어야 되는 그 역할에 저도 일정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향하는 검찰의 수사…혐의 입증 땐 '치명타'
 
검찰이 이 의원과 관련해 진행 중인 수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이다. 앞서 노컷뉴스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이 이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 배임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를 진행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수사팀은 지난해 11월말부터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다수 소환해 이 의원의 배임 혐의 입증을 시도했고, 검찰이 관계자들의 조서를 작성하면서 이 의원을 ‘피의자’로 특정했다고 전했다. 
 
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사업 인허가를 담당한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배우자 김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장남 불법도박,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선거사무소 사용 혐의 등에 대한 강제수사도 돌입했다. 이 의원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의 배우자 김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된 수사를 하면서 120군데가 넘는 곳을 한꺼번에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냐”며 “그렇게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침묵' 이어가던 이재명, 검찰수사에 '여론전' 시작
 
이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의원으로서 첫 출근을 하면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침묵 모드에 돌입했다. 당내가 이재명 책임론 등으로 시끌벅적하자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검찰과 경찰의 잇단 움직임에 반격에 나서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을 이용한 정치보복, 정치탄압이 시작됐다”며 “21세기 대명천지에 또 다시 사법 정치살인을 획책하자는 것이냐. 정치보복·사법살인 기도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검찰이 ‘먼지털이식 수사’로 혐의를 입증하게 될 경우 이 의원은 자칫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오히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이 의원과 함께 문재인정부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올리면서 당이 단일대오로 윤석열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압수수색은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를 겨냥한 정치수사로 보인다”며 “기획된 정치보복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우 위원장은 “하루 아침에 (이런 일들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은 자체적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다음주 초 대응기구를 마련해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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