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대검찰청이 사이버범죄 전문사건 중점청인 서울동부지검에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 합동수사단'을 설치한다.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가 단행되는 대로 합수단장이 임명되면 수사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대검찰청은 경찰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을 꾸려 이르면 다음달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한다고 23일 밝혔다. 1년간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한 뒤 추후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합수단은 검찰을 주축으로 경찰, 금융위, 금감원 등과 합동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단 현금수거책부터 콜센터직원, 총책까지 추적하고, 범죄단체 조직·가입, 피해금 해외반출, 대포통장·대포폰 유통, 조세포탈 범행 등에 대한 광범위한 합동수사를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필리핀 등 보이스피싱 거점 국가 수사 당국과 국제공조하며 해외 조직에 대한 현지 수사, 수배자 검거 및 강제송환도 추진한다.
대검은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한 보이스피싱 조직, 대포통장·대포폰 유통조직, 자금세탁 조직 등도 끝까지 추적해 범죄 피해금이 범죄조직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반드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피해액 5억원 이상의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경우 ‘직접 관련성’이 있는 사건만 수사할 수 있다.
문홍성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에서) 송치된 피의자의 여죄와 공범 수사는 가능하지만 그 공범이 저지른 여죄는 수사할 수 없다”며 검경 협력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단순 수거책을 잡더라도 총책의 범죄는 직접 관련성이 없는 '공범의 여죄'이므로 근절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도 “경찰 등 관계기관과 모두 힘을 합치고, 국제형사사법 공조 해외네트워크까지 동원해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피해금액은 △2019년 6398억원 △2020년 7000억원 △지난해 7744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건당 피해액은 1000만원~3000만원대가 전체의 45.9%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사칭유형은 ‘대출사기형’(75.6%), 수취방법은 ‘대면편취형’(73.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단계별 운영방안. (출처=대검찰청)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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