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어대명'에 세대교체로 맞선다…97그룹, 속속 출마선언
강병원 이어 박용진도 당권 도전…강훈식·박주민 등도 대기
계파싸움 종식·역동적 리더십 통한 '새로운 민주당' 건설 약속
2022-06-30 17:46:51 2022-06-30 22:06:29
박용진(오른쪽) 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이 잇따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했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현실에 세대교체론으로 맞서며 과감히 도전장을 내던졌다. 
 
97그룹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30일 "민주당을 다시 민주당답게 바꿔야 한다. 최종 도착지는 '이기는 정당'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당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또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하고 싶은 정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찾는 길이다. 그때그때 말이 달라지는 포퓰리즘을 벗어나 민주당의 가치에 기반한 정책,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되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에는 같은 97그룹의 강병원 의원이 "당의 위기·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다"며 "당이 위기다. 새로운 민주당·유능한 민주당! 젊고 역동적인 통합의 리더십! 이제, 제가 그 일을 하겠다"고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다음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97 주자들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있다"며 연대를 통해 '어대명'에 맞설 뜻도 내비쳤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사람 외에도 97그룹 출격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강훈식 의원이 다음달 3일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며 박주민, 전재수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도 출마가 예상된다. 재야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지닌 86그룹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이 지난 28일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과 만나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전하며 이들의 출마를 독려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이 같은 97그룹의 전면 등장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97그룹들이 과감하게 들어가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민주당의 발전이고, 내후년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의 길"이라며 "97그룹이 새 바람을 넣고 이재명 의원이 독주하지 못하도록 견제 역할을 하면서 정책적으로 국민들한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민주당의 희망"이라고 반겼다. 조응천 의원도 같은 날 "(이번 전당대회는)이재명 대 97그룹 구도로 볼 수 있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97그룹을 응원했다. 다만,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대교체 물결에 다들 편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이를 제외하고 그간 새로운 정치를 보여줬느냐는 차원에서 보면 그렇게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97 주자들은 하나같이 계파싸움 종식과 역동적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당 안팎에서 꾸준히 용퇴론이 제기돼 왔던 86 대신 당의 주역으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다. 강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저는 그 우려를 넘어, 통합의 싹을 틔우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고, 박 의원은 "더 이상 진영논리를 위해 악성팬덤과 정치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되어선 안 된다"며 "계파와 팬덤의 수렁을 넘어, 민주당이 하고 싶은 정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세대교체론과 선거 책임론을 꺼내며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압박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분들이 나와서 대결하는 것은 국민 눈에 계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박 의원은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친문 핵심 전해철·홍영표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분출된 계파 수장에 대한 불출마 요구와 세대교체론까지 겹치면서 이 의원의 고심과 부담도 한층 커지게 됐다.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즉답을 피하면서도 물밑에서 전당대회 캠프 사무실을 알아보는 등 사실상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이 의원 측은 30일 "사실이 아니다"며 "이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당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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