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일로 돌아가 다시 투표한다면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50.3%의 지지를 얻어 윤석열 대통령(35.3%)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명분 없는 인천 계양을 출마로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의 중심에 서 있음에도, 국민들은 경제위기를 뒤로 한 채 전임 문재인정부와의 싸움에만 몰두하는 현 정부에 대한 질책을 더 강하게 쏟아냈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30%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비롯해 60대 이상과 영남, 보수층에서마저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
15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4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대통령선거 당일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3%가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은 35.3%에 불과했다. 정의당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은 4.0%의 선택을 받았다. '기타 후보' 3.1%, '없음' 7.2%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는 지난 대선 득표율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차이가 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48.56%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이재명 의원은 47.83%를 득표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역대 최소인 0.73%포인트를 기록했다. 심상정 의원의 득표율은 2.37%였다. 선거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단순 수치상으로 이재명 의원의 경우 2.5%포인트 다소 오르고, 윤석열 대통령은 무려 13.2%포인트 크게 떨어졌다. 최근 60%를 넘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 여론이 이번 조사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다른 조사 항목을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6%에 그쳤다. 반면 부정평가는 64.7%로 무려 두 배에 달했다.
조사 결과를 성별로 보면, 이재명 의원은 남녀 모두로부터 50%에 달하는 고른 지지를 받았다. 남성 이재명 51.5% 대 윤석열 33.5%, 여성 이재명 49.2% 대 윤석열 37.1%로 나왔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이재명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우위를 보였다. 20대 이재명 45.8% 대 윤석열 39.3%, 30대 이재명 54.4% 대 윤석열 29.7%, 50대 이재명 57.4% 대 윤석열 31.0%였다. 40대에서는 이재명 67.9% 대 윤석열 20.1로,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을 압도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이재명 35.7% 대 윤석열 47.7%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변함 없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이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무릎을 꿇었던 서울의 경우 이재명 59.4% 대 윤석열 29.7%로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또 경기·인천 이재명 53.7% 대 윤석열 31.9%로, 수도권에서 이 의원이 압승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의원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광주·전라)은 이재명 53.5% 대 윤석열 27.6%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대전·충청·세종은 이재명 44.1% 대 윤석열 41.3%로,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였다. 보수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이재명 45.6% 대 윤석열 41.4%로, 이 의원이 오차범위 안에서 우세했다. 반면 대구·경북(TK)은 이재명 36.9% 대 윤석열 46.0%로, 윤 대통령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다만 지난 대선 결과와 비교하면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상당한 표심이 날아갔다. 강원·제주의 경우 이재명 41.5% 대 윤석열 41.6%로 팽팽했다.
지난 3월4일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서울 중구 소공동 주민센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부산 대연동 남구청,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도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중도층 이재명 43.9% 대 윤석열 33.7%로, 이 의원이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다만 중도층 가운데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도 13.4%로 다소 높게 나왔다. 보수층에서는 이재명 24.2% 대 윤석열 64.2%, 진보층에서는 이재명 78.9% 대 윤석열 10.9%로, 진영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이재명 7.6% 대 윤석열 82.6%, 민주당 지지층 이재명 88.4% 대 윤석열 4.7%로, 정반대 결과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5명이며, 응답률은 3.7%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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