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세제개편)해외에 쌓인 기업 자금 국내 유인…"추가 법인세 면제"
윤 정부 첫 세제개편, '국내 법인 해외자회사 배당금 익금 불산입'
"국내 과세소득서 뺀다는 의미"…대기업에 더 큰 이익 준다는 비판도
2022-07-21 17:49:59 2022-07-21 17:49:59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해외에 쌓여 있는 기업의 자금을 국내로 끌어오기 위해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추가 법인세를 면제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2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법인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익금을 불산입하기로 했다. 익금은 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에 의해 생긴 수익을 가리킨다. 배당금은 법인세법상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더라도 익금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익금 불산입이다. 법인 단계에서 과세된 후 배당한 소득을 법인 주주의 이익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현재 해외 자회사 소득에 대해 현지 법인세율로 법인세를 부과한 후 배당금을 모회사 소득에 포함, 현지 납부 세액은 공제한 뒤 국내 법인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이를 모회사 배당금 소득에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중과세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자회사의 범위도 지분율 25%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확대된다.
 
현행 세액공제 방식은 국내 송금 시 추가 세금 부담 문제가 있어 해외 유보 소득의 국내 송금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수지표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직접투자기업의 해외 유보 잔액은 지난해 기준 약 100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현재는 해외에서 법인세 15%를 과세한 후 남은 수익을 한국에 배당할 경우 국내 법인세 비율이 더 높으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세제 개편이 되면 외국에 납부한 법인세가 국내 법인세보다 낮더라도 추가적인 세 부담이 없어지게 된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해외 유보 소득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또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보다더 대기업에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비판도 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 교수는 "외국 회사들은 조세조약상 우대세율을 적용받는데 보통 5%, 높아야 10%"라며 "외국에서 세금을 낸 걸 빼주는게 아니라 외국에서 세금을 5%를 내던 10%를 내던 국내에 들어온 배당은 국내 과세소득에서 빼버린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에 1조씩만 배당을 해주다고 하면 몇 조씩 되는 돈이 국내 모회사의 사업소득 금액에 하나도 합산이 안돼 법인세를 안낸다는 의미"라며 "어떻게 보면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주는 것보다 대기업에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2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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