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사처의 '우선적 수사권 폐지'를 추진한다. 또 국제적 표준에 맞춰 민법·상법의 미비한 점을 정비하고 이민정책의 일환으로 컨트롤타워를 신설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 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법무부는 올 하반기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24조1항은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시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해 처장이 수사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이 폐지되면 비위나 범죄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충돌하는 일은 없어질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적절히 실현하고 부패대응 역량을 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보면 수사권 규정을 폐지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법률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법률을 논의하는 분들에게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제 개선
법무부는 또 민법·상법을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게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민법의 경우 미성년자 빚대물림 방지를 위한 한정승인 제도 개정, 만 나이로 통일 등을 제시했다.
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의 재산 한도 내에서만 채무를 승계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할 경우 책임이 제한되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행 민법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넘어선 경우라 해도 법정대리인이 정해진 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 포기를 신청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해 채무를 전부 상속하도록 한다.
이에 법을 잘 모르는 미성년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부모의 빚을 떠안고 파산을 신청하는 등 피해가 반복됐다. 법무부는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뒤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일정 기간 안에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물적분할시 주주보호 강화
상법도 개정해 물적분할 시 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전자 주주총회를 도입하는 등 주주권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아울러 법무부 안에 있는 국제 법무 업무 부서를 합쳐 국 단위 조직을 새로 만들어 론스타 분쟁 같은 국제 투자 분쟁 대응 능력도 높일 예정이다.
법무부는 국경관리 및 출입국·이민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컨트롤타워도 신설하기로 했다. 하반기 공론화를 계획 중이며, 이민청과 같은 총괄 기관이 설립될 경우 부처 간 산재된 외국인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외국인 아동의 학습권 및 건강권 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법무부는 지역특화 비자 등 비자 정책을 통해 국가 성장을 지원하고 국경관리 강화, 불법체류자 관리 등을 통해 체류질서를 확립하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업무보고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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