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한 고등학교 교사가 지난해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활과 윤리 과목의 정답이 잘못됐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각하됐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강동혁)는 고교 교사 A씨가 "2022학년도 수능 생활과 윤리 10번과 14번 문제의 정답처분을 취소하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각하했다.
평가원은 수능 4일 뒤인 작년 11월 22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았다. 이때 수험생 중 일부는 생활과 윤리 10번과 14번 문제에 대해서도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평가원은 심의를 거친 뒤 같은 달 29일 문제와 정답에 이상이 없다’며 10번과 14번 문제의 정답을 기존에 발표한 대로 확정했다.
하지만 생활과 윤리 교사인 A씨는 두 문제에 오류가 명백하다며 작년 12월 평가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자신이 담당 과목 교사로서 문제의 정답을 명확하게 알 필요가 있어 원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해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건의 본안이 심리하지 않은 채 마무리하는 결정을 말한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A씨가 수험생이 아니어서 각 문제의 정답이 정정되더라도 수능 점수가 변경되거나 대학 지원을 위한 조건이 변경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원고가 학생들에게 생활과 윤리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문제 정답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더라도 이는 간접적이고 사실상의 이해관계에 불과하고 고등교육법령 등에서 보호하려는 법률상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A씨는 “학생에게 이의제기 글을 올리게 하거나, 내가 직접 수능을 치르는 등의 방안 등 평가원 오류에 대한 대응을 생각 중” 이라고 했다.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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