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는 김혜경씨…경기도청 배모씨가 식사비 결제 지시
경기도청 업무추진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사용?…관건은 배모씨 진술
2022-08-10 22:24:00 2022-08-10 22:24:00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2월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 등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위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나 배우자 김혜경씨가 타인과 식사를 함께할 경우 대접하지도 대접받지도 않는다는 명확한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 후보 측 주장과 다른 정황이 나타났다.
 
SBS는 10일 김혜경씨가 당 소속의원 부인 등 3명과 지난해 8월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한 것과 관련해 김씨를 보좌했던 배모씨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A씨 간 당시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배씨는 당시 금액 결제 등 구체적 지시를 A씨에게 내렸다. A씨가 먼저 배씨에게 "카드 결제는 B변호사 보고 하라고 하느냐, 아니면 제가 받아서 하느냐"고 묻자 배씨는 "B변호사는 잘 모른다. 너가 카운터 가서 3명하고 너희 먹은 것 (계산)하고"라고 지시한다. A씨는 "사모님 것만 캠프에서 떼놓는다는 말씀인가"라고 확인하자 배씨는 "응"이라고 답했다. 3명의 식사비가 왜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됐는지 모른다는 이 후보 측 해명과는 확연히 다르다.
 
당시 배씨와 A씨 모두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이었으며 이날 김혜경씨 식사비를 제외한 세 사람 몫은 A씨에 의해 경기도청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 배씨는 경기도청 총무과 5급 공무원으로 성남시청 재직 때부터 김혜경씨를 보좌했다. A씨는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배씨의 지시를 받아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이 과정에서 도청 법인카드가 사용됐다.
 
앞서 이 후보 측은 "김혜경씨 몫 2만6000원만 캠프에서 교부받은 정치자금카드로 B변호사가 지불했다"며 "김씨는 나머지 3인분 식사비(7만8000원)가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 A씨에 의해 경기도청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현장에서 A씨를 보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는 국회의원 부인 등 3명의 식사값 7만8000원뿐 아니라 경선 캠프 관계자 식사 비용도 경기도청 업무추진비 카드로 지출했다고 설명해 이 후보 측 해명과 달랐다. A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기도청 업무추진비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사용된 것이다. 배씨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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