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52.3%가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라고 꾸짖었다.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은 31.5%로 조사됐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57.8%가 "잘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잘못한 결정"이라는 의견은 33.2%에 그쳤다.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을 두고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극심했다.
12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3%가 국민의힘의 비대위 전환에 "잘못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31.5%는 "잘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6.2%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며 비대위 닻을 올렸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거치며 당헌 개정에도 나서는 등 제기된 절차적 하자 해소에 주력했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당대표 직에서 자동 해임되는 이준석 대표는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로써 집권여당의 운명이 사법부 판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문기일은 오는 17일로 잡혔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를 다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하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사태 발단은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 대한 중앙윤리위의 징계였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야 말았다. 이 대표 측은 "이준석을 축출하기 위한 당권 쿠데타"라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비대위 전환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20대에서 50대까지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견이 모두 절반을 넘었고,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20대 '잘한 결정' 30.3% 대 '잘못된 결정' 53.0%, 30대 '잘한 결정' 28.1% 대 '잘못한 결정' 53.3%, 40대 '잘한 결정' 27.9% 대 '잘못된 결정' 56.0%, 50대 '잘한 결정' 29.0% 대 '잘못된 결정' 58.1%였다. 60대 이상의 경우 '잘한 결정' 37.7% 대 '잘못된 결정' 45.5%로, '잘한 결정' 응답이 높았지만 '잘못된 결정'이라는 판단을 넘지는 못했다.
지역별로도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비대위 전환은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서울 '잘한 결정' 31.2% 대 '잘못된 결정' 53.3%, 경기·인천 '잘한 결정' 32.6% 대 '잘못된 결정' 50.6%, 대전·충청·세종 '잘한 결정' 30.6% 대 '잘못된 결정' 53.3%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이 60%를 상회했다. 광주·전라 '잘한 결정' 27.6% 대 '잘못된 결정' 62.5%였다. 보수진영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절반 이상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대구·경북 '잘한 결정' 36.4% 대 '잘못된 결정' 50.7%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잘한 결정' 30.0% 대 '잘못된 결정' 49.9%로, 대구·경북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외 강원·제주 '잘한 결정' 30.0% 대 '잘못된 결정' 47.6%였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 '잘한 결정' 26.8% 대 '잘못된 결정' 55.4%로 부정적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진보층에서는 '잘한 결정' 17.3% 대 '잘못된 결정' 63.4%로, 압도적으로 국민의힘 체제 전환에 반대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잘한 결정' 48.4% 대 '잘못된 결정' 42.4%로, 오차범위 경계선에서 박빙이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잘한 결정' 57.8% 대 '잘못된 결정' 33.2%로, 유일하게 오차범위 밖에서 '잘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잘한 결정' 17.3% 대 '잘못된 결정' 63.4%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8명이며, 응답률은 5.5%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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