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우리나라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세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사망자 수와 치명률은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망자 수와 치명률이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17일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확진자가 제일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치명률은 가낭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지난 14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만명당 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1만68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16개국 중 가장 많은 규모다. 폭발적 재유행을 겪는 일본(1만1000명), 미국(2360명) 보다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엄격성지수는 가장 낮은 영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다른 어느 주요 국가보다 낮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60세 이상 확진자 수는 증가하지만 이전의 델타나 오미크론 시기에 비해 사망자 수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8만803명으로 약 4개월 만에 18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60세 이상 확진자는 3만9949명으로 22.1%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비중은 최근 1주간 19.4~24.4%를 유지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는 496명으로 전날보다 94명 줄었지만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사망자는 42명이다. 사망자 중 60세 이상은 38명(90.5%)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환자가 여전히 400명 이상을 유지하는 동시에 60세 이상에 대한 위험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규모 재유행을 겪는 해외에 비해 상황은 안정적이라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확진자 수가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지만 100만명당 사망자는 오히려 미국이나 싱가포르, 일본에 비해 가장 낮게 나오고 있다”며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수의 확진자라면 낮은 사망률과 위중증률을 유지하는 게 민간 자문위원회 권고이고 이번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확진자 발생을 어느 정도 용인하되 급작스러운 폭발적인 증가는 없어야 한다"며 "물론 결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 숫자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때는 억누르는 정책을 써야 하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주말에도 고위험 산모·영유아·중증 기저질환자 등에 대한 신속한 병상 배정이 가능하도록 '수도권 중증병상 주말 당직병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도권 내 상급종합병원 17개·국립중앙의료원 중 3개 병원을 지정해 오는 20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우선 운영할 방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치명률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시민.(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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