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25명 "'전당원 투표' 숙의 필요…중앙위 연기 요청"
비대위에 '중앙위 연기 요청서' 전달…히틀러·나치에 빗대기도
2022-08-23 22:56:04 2022-08-23 22:56:04
민주당 박용진·윤영찬 의원실 주최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 의원 25명이 ‘전당원 투표’를 전국대의원대회보다 우선하는 내용의 당헌 신설에 반대하며 오는 24일 열릴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 연기를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5명은 23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권리당원 전원투표와 관련해 절차적·내용적 논란이 있어 충분한 공론화를 통한 총의 수렴이 필요하다”며 중앙위 온라인 투표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토론회에 참석해 ‘권리당원 전원 투표’ 당헌 신설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33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을 의결한 당시 통일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게 회의입니까’라고 외쳤다”며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투표를 전대 의결보다 우선하도록 한 것이 민주주의냐”고 비판했다.
 
그는 “과반이 참석하고 과반이 찬성해야 어떤 의결이 이뤄지는 건 모든 구성체의 기본 원리다.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훼손시켜선 안 된다”면서 “토론 자체가 막혀 있어서 (중앙위원회)부결 투표 요청을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석한 이원욱 의원도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 조항 추진을 아무도 몰랐다”면서 “(권리당원) 15.5%가 당의 모든 걸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최소 ‘과반 투표에 과반 찬성’이라는 민주주의 오랜 원칙이 싹 빠졌다”면서 “이런 과정을 보면서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은 “(문재인정부 때) 국민청원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국민 요구가 합당한지 아닌지 내부에서 토론하고 수용할 수 있는 것만 응답했다”면서 “당원들이 최고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그 당의 의사결정이 어디로 갈지 두렵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일부 소수의 조직된 당원들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지 않을까”라면서 “그 우려들이 당원 청원에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933년 히틀러와 나치는 독일의 국제연맹 탈퇴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켰다”며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제’를 독일 나치식 제도에 비유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 당무위는 지난 19일 회의에서 권리당원 전원투표를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최고 당법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반영한 당헌 개정안을 오는 24일 중앙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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