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정치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가운데)이 모스크바의 오스탄키노 TV 기술센터에서 열린 딸 다리야 두기나의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다리야는 20일 모스크바 외곽의 고속도로에서 탑승한 차량이 폭발해 숨졌다. 2022.08.24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러시아가 푸틴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던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사망한 건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테러 배후'로 지목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23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의 살해 사건은 야만적 범죄이며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다리야 두기나(30)는 모스크바 인근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으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용의자로 우크라이나 비밀요원 출신 나탈랴 보우크(43)를 지목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수사가) 빨리 완료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조사 결과에 바탕을 두고 확인된 배후자에겐 자비란 있을 수 없다"며 "이는 사건을 실행한 사람과 주문한 사람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우리는 러시아와 같은 범죄 국가도 아니며 테러리스트도 아니다"라며 해당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서방 국가에서는 FSB 측 조사 내용이 믿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앞서 FSB는 범인이 12살 딸까지 대동한 채 모스크바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러시아를 빠져나갔다고 발표했다. 이에 서방국들은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FSB 발표 내용은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국 일간 가디언은 "FSB가 동영상 증거까지 갖고 나타나는 속도를 보면,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보도했다.
CNN 역시 두기나 사건의 배후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확실한 것은 러시아 정부가 이 공격을 써먹을 방법을 찾아낼 거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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