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컴퓨터"…완성차업계, 자체 SW 확보 주력
현대차, 신차에 독자 OS 도입…'포티투닷' 인수키로
벤츠·폭스바겐·토요타·혼다 등 관련 기술 개발 사활
"자율주행·UAM 등 미래 모빌리티서 역할 더 중요"
2022-08-26 06:00:00 2022-08-26 0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무선 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운영 체제(OS)를 직접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제네시스 GV60,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제공.(사진=현대차그룹)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부터 출시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제네시스의 모든 신차에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용 체제(ccOS)'를 적용한다. 기존에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자체 OS를 통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후 2020년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은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ccOS가 탑재됐다. 앞으로는 모든 차종에 이 운영 체제를 도입해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자체 OS는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아우르는 콕핏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OS로 인포테인먼트 관련 전장 부품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합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SW 센터'도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 12일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기로 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해 온 스타트업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각종 기능·품질을 규정한다는 뜻) 개발 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1위를 유지하는 데는 '오토파일럿' 자율 주행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차에서 소프트웨어 역할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체 차량 소프트웨어 'VW.OS'를 개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토요타 역시 각각 자체 OS인 'MB.OS', '아린(Arene)'을 개발하고 있다.
 
혼다는 올 초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인공지능 SW 개발 기업 '헴닷에이아이(Helm.ai)'에 투자했다. 혼다는 영상 인식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자율주행 자동차 등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혼다는 소니와 손잡고 전기차를 개발한다.
 
장대석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완성차 그룹별 차량 특징에 기반한 OS 구조화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가 용이하다"며 "스마트폰 전환기에 IT 기업의 OS 전략과 결과를 학습한 완성차 업체들은 통합형 OS 개발을 통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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