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TF단장 공석 6개월, 포스코홀딩스-포항 '제자리'
9월 회의 미정...단장 선임·투자 안건 확정 과제
포항시, 부시장 공동단장 세우고 지주사 부사장급 요구
포스코홀딩스 측 "적합한 인물 두고 의견 계속 조율"
포항시민 300명 추석 연휴 직후 포스코센터 상경집회
2022-08-30 16:00:14 2022-08-31 09:51:2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POSCO홀딩스(005490)와 포항시가 만든 상생협력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지주사 이전 합의 반년 만에 잠정 중단 됐다. 포스코홀딩스측 TF 공동단장 조건을 두고 양측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포항시민 수백명이 다음달 2차 상경 집회를 예고했다.
 
30일 포항시와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양측이 지난 3월 시작한 '상생협력 TF' 회의는 지난 9일 6차 회의를 끝으로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포항시는 이를 '중단'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준비'로 해석한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이범종 기자)
 
앞서 포스코홀딩스와 포항시는 지난 2월25일 지주사 포항 이전 추진,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설치, 지역 상생 협력과 투자 사업 등 세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포항시는 이후 여섯 차례 회의에도 진전이 없다며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안건을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스코 측의 소극적인 자세를 회의 중단 이유로 들었다. 사측이 7차 회의 안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설치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지역 상생 협력과 투자 사업에 대한 내용도 기존에 발표했거나 진행하는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구조적인 문제도 거론된다. 포항시는 TF 회의에 결정권 없는 포스코 임원만 나오는데, 준비한 발언이 끝나면 더이상 논의가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 3월 첫 TF 회의부터 이장식 부시장을 상생협력 TF 공동단장으로 세우고 전권을 위임했다. 포항시는 포스코가 부사장급인 포항제철소장에 이어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단장으로 제안했지만 이들에게 실권이 없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3~4차 회의 때부터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부사장급을 공동단장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포스코가 거절해 공동단장도 합의가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6차 회의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포스코에서 상무가 네 명 나오고 포항시에서 과장급 여섯 명이 만나는데, 시간이 귀하니 제대로 된 안건이 준비되면 그때 회의 하자,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며 "결정권도 조정 권한도 전혀 없다는데 회의에 나오면 되느냐"고 되물었다.
 
포항에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이 형식적으로 세워질 뿐 주된 기능은 수도권 분원이 수행할 것이라는 의구심도 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 측은 9월 회의가 예정돼 있고 포항 투자 관련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7차 회의 안건이 없다는 포항시 주장에 대해 "6차 회의 때 투자 관련 제안을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바로 낼 수 있겠느냐"며 "저희에게 공이 넘어왔는데 당연히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TF 공동단장 선임에 대해서는 "투자와 상생 관련 부분이라 좀 더 포항 지역에 제언을 잘 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을 제안했는데 양측이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라며 "TF 회의가 중단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주사 이전) 약속 이행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부분과 (포항시가) 원하는 부분이 있어 양측이 계속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미래기술연구원에 대해서도 "본원은 (포항 설치가) 결정이 됐고 포항시에서 우려하는 분원에 대한 의사 결정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포스코 기술연구원이 포항, 광양, 송도에 있듯이 지역별 분산 운영 등 연구진 확보와 효율성 강화 노력은 필요하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포항시민들은 9월 상경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9월 15일 오전 10시~12시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에 모여 지주사 이전 약속 이행 촉구 집회를 연다. 규모는 약 300명이다. 앞서 8월 8일 집회 때는 약 150명이 모였다.
 
포스코 지주사 이전 문제는 ESG 경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포스코홀딩스와 지역사회의 원만한 관계 유지와 합의 이행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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