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버려진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기름·가스 등으로 분해하는 플라스틱 열분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법 개정에 나선다. 특히 2020년 0.1%에 불과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도 2030년 10%로 확대하는 등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또 열분해 시설 설치·검사기준은 폐기물관리법상 소각시설이 아닌 재활용시설로 분류하고 정기검사 항목을 간소화한다. 산업단지 입주 땐 혼선을 빚던 정유업·석유화학업·폐기물 처리업의 열분해유 생산활동 산업분류 코드도 명확히 한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규제개선·지원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을 보면, 플라스틱 열분해유가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제조에 활용될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상 재활용 유형과 세부기준을 마련한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원료다. 석유사업법도 개정해 플라스틱 열분해유가 정유 공정 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폐기물관리법상 소각시설로 돼 있는 열분해유 제조 시설을 재활용 시설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해 시설의 설치 및 검사 기준도 간소화한다. 재활용 시설로 분류되면 소각 시설과 비교해 설치검사 항목이 20개에서 10개로 줄어들고 정기검사 항목도 8개에서 6개로 감소한다.
열분해유 생산 활동의 산업분류를 명확히 해 관련 기업이 산단 입주를 할 때 겪는 어려움도 해소할 계획이다. 열분해유 생산은 정유업과 석유화학업, 폐기물 처리업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 산업분류가 모호하다. 그 탓에 산단 입주시 혼선이 있었다.
유 차관은 "정확하게 산업 분류를 어디로 할 지 지금 정하기는 어렵다. 가급적 우리 산업단지 등에 입주가 쉬운 방향으로 분류를 해야 제도의 취지가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계기관 논의를 거쳐 연말까지 분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규제 개선과 지원 등을 바탕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20년 0.1%에서 2030년 10%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목표다.
플라스틱을 열분해 하는 등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입지·생산·판매·활용 등 각 단계에서 규제가 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생산하거나 활용하는 과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고 플라스틱 열분해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플라스틱 열분해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늘린다. 환경부는 물리적 방식뿐 아니라 화학적 방식으로 재활용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서도 폐기물부담금을 감면할 계획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물리적 재활용과 달리 폐기물부담금 감면을 위한 실적 산정에 있어 기준과 실무지침 등이 없는 상황이다.
유제철 차관은 "(폐기물부담금 감면을) 한시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감면 혜택도 유지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EPR 지원금 구조 개선을 통해 플라스틱 열분해 방식으로 재활용시 지급되는 EPR 지원금 단가를 상향하고 할당 비율을 확대한다.
선별 측면에서도 열분해 원료인 비닐류 플라스틱의 고품질 선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EPR 지원금 구조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선별품질에 따른 차등지원금 재원 비중을 확대하는 등 차등구조를 강화하는 식이다.
열분해 산업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원료·연료화 기술개발에 2025년까지 492억원을 투입하고 지자체 열분해 시설을 2022년 4개소에서 2026년 10개소로 확충할 예정이다.
열분해 원료가 되는 플라스틱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 분리·선별 설비 10개소를 대상을 49억원을 투입해 자동화 및 현대화를 지원한다. 열분해 원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주원료가 되는 비닐류 플라스틱 선별 설비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기반도 강화한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에 해중합, 용매추출, 가스화 등 다양한 화학적 재활용 방식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친환경성 인증 기반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제철 환경부 차관은 5일 브리핑을 열고 "각종 규제와 제도가 미비해 (순환경제) 활성화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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