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수소차 연료탱크 라이너용 나일론 개발
국내 최초 개발·활용 성공…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
금속 소재보다 경량성·가스 차단성·내충격성 우수
수소 생산·저장·활용까지 가치사슬 완성 핵심 소재
2022-09-07 10:33:46 2022-09-07 10:33:4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효성티앤씨(298020)는 국내 기업 최초 독자 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을 개발·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라이너는 연료 탱크의 내부 용기로 수소를 저장하고, 누출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효성티앤씨는 자사 나일론 소재에 대해 “기존 금속·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라이너 소재보다 경량성, 가스 차단성, 내충격성 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나일론 소재 라이너로 만든 수소 연료탱크 단면도. (사진=효성티앤씨)
 
이번에 개발한 나일론 라이너 소재는 기존 금속 소재 대비 70%, HDPE 소재 대비 50% 가볍다. 수소 가스의 누출을 막는 가스 차단성도 기존 금속 소재 대비 30% 이상, HDPE 소재 대비 50% 이상 높다.
 
기존 금속 소재 라이너는 무겁고, 장기간 수소에 노출 시 취성(깨지기 쉬운 정도)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반면 나일론 소재 라이너는 수소 흡수력과 통기력이 낮아 취성 위험이 없다.
 
HDPE 라이너는 400bar 수준의 고압 용기로는 사용되지만, 일반적인 수소전기차가 요구하는 700bar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다.
 
수소용기 라이너는 수소의 잦은 충전과 방전에 따른 급격한 온도차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는 -40도에서 85도까지 견디는 등 온도차에 따른 내충격성도 뛰어나다.
 
효성티앤씨는 해외 업체들이 독점해 온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 시장에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수소 시장 전문조사기관인 H2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부터 유럽 주요 도심 지역 내연기관트럭 운행이 제한되는 등 수소차 시장이 본격 성장해 2030년에는 연간 수소차 생산 대수가 105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소재 라이너 시장의 수입 대체 효과도 2030년 연간 약 2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드론, 트램, 선박, UAM(도심항공모빌리티)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수소용기용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도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열린 수소 전문 전시회 H2 MEET에서 효성티앤씨가 국내 기업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 수지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효성티앤씨)
 
이번 나일론 소재 라이너는 효성의 수소 가치사슬 완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효성은 △국내 1위의 수소충전소 공급력 △수소 경제의 판도 변화를 일으킬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과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차용 연료탱크에 필수 소재인 탄소섬유 생산 등으로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해 왔다.
 
효성티앤씨는 수소의 생산과 유통뿐 아니라 저장과 활용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앞서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적용 수소용기는 지난 6월 수소용기 국제 품질 규격(UN/ECE R134) 시험을 통과했다. 수소연료탱크 제조업체와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상용 테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60도~90도까지 내온과 내충격성 범위를 넓혀 상용 트럭의 튜브트레일러부터 남극과 적도 등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CNG·수소 선박에 이르기까지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 적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효성티앤씨가 세계 최초로 바다에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리싸이클 섬유 기술을 개발한 만큼 향후 라이너 소재로도 리싸이클 나일론을 적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시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라이너 소재 개발은 사양 산업으로 치부된 섬유 산업에서도 기술력을 갖추면 첨단 수소 산업의 핵심 소재로 탈바꿈하는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효성이 오랫동안 쌓아 온 첨단 소재와 섬유의 기술력으로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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