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줄인상 본격화…서민 한숨 깊어진다
농심 출고가 11.3%·팔도 9.8% 인상 예정…원가 부담 탓
오뚜기·삼양식품 계획 없다지만…'고환율' 인상 압박 심화
2022-09-12 11:00:00 2022-09-12 11:00:00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농심에 이어 팔도가 라면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라면 가격 줄인상이 본격화됐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당장 라면 가격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재료값·고환율로 인해 가격 인상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한숨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내달 1일부터 라면 12종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팔도의 대표 상품인 팔도비빔면 가격은 기존 대비 9.8% 오른다. 이어 왕뚜껑 가격은 11%, 틈새라면빨계떡 가격도 9.9% 인상된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004370)도 오는 15일부터 라면 26종의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린다.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출고가 인상률은 10.9%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들이 라면 가격 인상에 나선 건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된 탓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인해 밀과 팜유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게 라면 제조업체들에게 영향을 줬다.
 
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제 밀 가격은 톤 당 391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9% 오른 수준이다. 농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팜유 현물가격은 전년 대비 40% 오른 톤 당 1554달러로 나타났다.
 
현재 가파르게 올랐던 밀가루, 팜유 등 국제 농산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식품회사들이 보통 3~6개월 전에 미리 원재료를 사놓는 만큼 원재료값 상승분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팔도 비빔면이 진열돼있다. (사진=뉴시스)
 
농심과 팔도의 라면 가격 인상으로 인해 다른 경쟁사의 가격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삼양식품은 평균 6.9% 올린 바 있다. 오뚜기(007310)삼양식품(003230)은 현재까지 라면 가격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도 “가격인상 계획이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현재까지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이들도 경쟁사들과 같이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환율이 라면 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라면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소맥, 팜유 등 원재료를 수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 23일까지 두 달 만에 40원 올랐다.
 
한편 농심과 팔도가 대표 서민음식인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라면은 서민물가를 책임지는 대표 품목으로서 서민의 한 끼 식사로 사용되는 생활필수품”이라며 “정부에서도 라면 가격 인상을 물가안정의 기초로 삼을 만큼 소비자의 식생활에서 라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적인 품목”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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