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추억 속 자동차 모델을 되살리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이른바 '각 그랜저'로 불렸던 1세대 그랜저를 전기차로 복원한 데 이어 7세대 그랜저에도 1세대 DNA를 다수 적용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1월 7세대 그랜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7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1세대 모델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대형 동급 세단 차량 중 가장 길고 넓은 크기를 갖추고, 전통적인 디자인에 프레임리스(창틀이 없는 형태) 도어 등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요소들을 담아낼 전망이다.
그랜저 1세대를 전기차로 만든 콘셉트카.(사진=현대차)
실제 최근 공개한 티저 이미지 속 신형 그랜저에는 1세대 모델에서 볼 수 있었던 쿼터 글래스를 확인할 수 있다. 도어 뒷쪽에 배치된 쿼터 글래스를 비롯해 직선을 강조한 도어와 C 필러 역시 각 그랜저를 연상케 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그랜저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헤리티지 시리즈 그랜저'란 콘셉트 모델을 전기차로 제작했다. 또 2021 서울모터쇼에선 1975년에 출시한 포니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시리즈 포니'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오닉 5는 포니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쌍용차(003620)의 '토레스'는 예전 코란도의 느낌이 녹아 있다. 후면은 스페어 타이어를 형상화한 핵사곤 타입의 리어 가니쉬와 리어 LED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는데, 이는 코란도를 떠올리게 한다. 쌍용차는 2024년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을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 '브롱코'.(사진=포드)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옛 모델을 되살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3월 1950년대 '불리(Bulli)'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마이크로버스 T1을 오마주해 미래형 전기차로 탄생시킨 'ID. 버즈'를 공개했다.
포드는 올 초 '브롱코'를 선보였다. 브롱코는 올해로 5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드차의 대표적인 오프로드 SUV다. 지난 1996년 생산이 중단된 후 25년 만에 생산이 재개됐다. 1세대 모델의 레트로 감성을 그대로 살림과 동시에 이를 현대적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이 특징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2010년 단종된 '허머'를 전기차로 부활시키는 등 전기 픽업트럭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예전 모델을 소환하는 것은 테슬라로 대표되는 신흥 전기차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기 모델을 재해석해 출시하는 것은 전통있는 업체들만의 고유 영역"이라며 "현대적인 디자인이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지 못한 것이 레트로 모델의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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