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호 "물가상승 담합 조준…대형마트 온라인 영업제한 완화"
윤석열 정부 넉달만에 초대 공정위원장 취임
시장경제 제한·소비자 후생 감소하는 규제는 개선
지주회사과 폐지에 "인원이 축소되는 것…업무는 지속"
플랫폼 업계 만나겠다…"자율규제 추진 지원할 것"
2022-09-19 15:46:37 2022-09-19 15:47:03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한기정호 공정당국이 물가상승을 야기하는 독과점 행위에 정조준한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던 기업집단국 조직 축소 논란과 관련해서는 지주회사 등 대기업집단 정책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는 플랫폼 기업의 자율 규제를 운운하면서도 플랫폼-납품업체 간 자율규제 정착 논의를 위해 조만간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과제와 관련해서는 소규모 급식업체의 공공기관 단체급식 입찰과 대형마트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 완화를 거론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내 조사와 심의를 엄격하게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진행한 약식간담회를 통해 "물가상승을 야기하는 독과점 행위나 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시장경쟁을 제한하면서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는 규제에 관해서 꾸준히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을 통해 경쟁제한적인 규제 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최근에도 44개의 경쟁제한적 규제를 완화하는 과제를 만들어 꾸준히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함없는 원칙을 세우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이견을 조정하는 균형 감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기정 위원장은 후보 시절부터 규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16일 취임사에서도 "경쟁제한적 시장구조를 고착화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분석과 이해관계자 설득을 통해 합리적 개선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제도 또는 규정이 만들어진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합리성이 없는 부분, 규정 자체가 불명확해서 대기업 입장에서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임기 중에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며 "그것도 일종의 규제 완화, 규제 합리화, 규제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 구내식당 입찰의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소규모 급식업자가 낙찰받기 어렵다거나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와 관련해서 온라인 부분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자는 식의 규제 개선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지주회사 업무를 맡던 기업집단국 소속 지주회사과를 폐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주회사과는 조직에 대한 평가를 거쳐서 폐지가 결정된 것"이라면서 "지주회사를 비롯해 대기업집단 정책에 관한 기조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지주회사과는 인원이 조금 축소되는 것"이라며 "지주회사는 소유·지배구조 개선에서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지주회사 담당하는 업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 한 위원장은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입법센터는 지주회사과를 폐지하고 정원 11명 중 6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공정위와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지난 2일 입법예고한 바 있다.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는 자율규제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플랫폼 업체와 납품업체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공정위는 그 부분과 관련해 자율규제를 먼저 추진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다. 자율규제는 거래 관계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자율규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만간 플랫폼 업계와 만나 자율규제가 잘 추진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하던 공정위는 윤석열 정부 취임 후 온라인 플랫폼 분야를 자율규제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한 상황이다.
 
전임인 조성욱 위원장은 퇴임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회사과 폐지가 많이 아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기 중 아쉬운 부분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마치지 못한 것을 꼽았다.
 
공정위 기능 중 조사와 심의를 분리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은 "심판기능과 사무처를 분리하는 문제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문제다. 공정위가 기능을 분리하기 위해 그간 꾸준히 노력했다. 이 문제는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기정 신임 공정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취임 130일만에 자리한 인물로 시장주의 경제 원칙을 따르는 법학자이자 금융 분야 정부 기관·위원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온 경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기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기자들과 가진 약식간담회에서 "시장경쟁을 제한하면서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는 규제에 관해서 꾸준히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는 한기정 위원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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