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기초연금 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국민연금 제도와의 제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기초연금 대상을 현행 70%에서 100%로 확대하는 방안과 대상을 현행보다 축소하고 보장금액을 최저소득 보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은 21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국민연금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연계감액제도는 제도 도입 시 취지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감액으로 인한 제도 복잡성만 가중된다"고 밝혔다.
기초연금제도는 비교적 최근에서 도입된 국민연금 제도를 보완하고자 2014년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도입됐다. 이후 하위 70% 노인에게 3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액수가 기초연금 월 최대 수령액의 150%를 초과하면 기초연금 수령액이 최대 절반까지 감액되는 연계감액이 적용되고 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대체 관계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옥금 연구위원의 발제에 따르면 기초·국민연금 동시 수급자는 2014년 132만3000명에서 2021년 265만명으로 늘었다. 제도 연계로 인한 감액수급자 수는 48만6000명으로 동시수급자 대비 비율은 18.3%다. 이 비율은 2019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20% 아래에 머물고 있다.
연계감액 수급자의 평균 연계감액금액은 지난해 7만932원으로 7만원을 넘어섰다.
다만 해당 연도의 기준연금액(단독기준) 대비 평균 연계감액 금액 비중으로 보면 기준연금액을 상향한 2018년 28% 이후 2019년 25.3%, 2021년 23.6%로 하향 추세다.
최옥금 연구위원은 "기초·국민연금 동시수급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연계 감액자 비중은 큰 변화가 없고 연계감액 수급자의 기준연금액 대비 평균연계감액 금액 비중은 하향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행 연계감액 산식이 기초연금 도입 당시 기준연금액 20만원에 따라 설정됐기 때문"이라며 "당초 연계감액 도입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기준연금액 상향에 따라 연계감액이 적용되는 국민연금액 수준 및 감액 상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이 지난 2020년 진행한 '국민연금 가입자 대상 기초연금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1000명 가운데 기초-국민연금 연계감액 제도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2020년 당시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스케줄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응답이 72.9%에 이르렀다.
최 연구위원 "국민연금은 강제가입으로 가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당연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 가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며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볼 때) 기초연금 인상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가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은 21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국민연금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무료급식소의 노인들. (사진=뉴시스)
향후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고려한 기초연금의 개혁방안은 크게 최저소득보장과 보편적 기초연금으로 제시됐다.
저소득 노인의 노후소득보장에 초점을 맞춰 현행 기초연금(노인의 70%)의 대상을 축소하고 급여수준을 보다 상향해 노인 대상 범주적 공공부조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때 국민연금은 현행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고 보험료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
현행 기초연금과 같이 대상을 규모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보장 수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보장 수준에 따라 현행 기초연금보다 재정소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방식은 기초연금을 연령요건·거주요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수당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기초연금 지급 범위를 현행 70%에서 약 100%로 바꾸는 것으로, 이때 캐나다처럼 최고소득층은 일부 환수하는 방식도 함께 도입할 수 있다.
국민연금 A급여의 기능은 기초연금에 위임하고 이에 따라 현행 국민연금의 A급여 폐지 혹은 축소를 고려한다.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부분(A급여)과 소득비례부분(B급여)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A급여는 국민연금 수령액 가운데 소득재분배 성격을 띤 부분으로 연금 격차를 줄이는 기능을 한다. 이때 소득대체율은 하향 조정한다.
다만 이 경우 현행 기초·국민연금 재구조화가 불가피하며 향후 재정 부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앞두고 연금제도 개선 논의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개최했다. 향후 토론회를 거쳐 국민연금 개혁 기반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최종균 인구정책실장은 "전문가 간 토론과 합의는 이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전문가 포럼을 통해 상생의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논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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