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뷰티 상징 명동,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돌아왔다
올영 외국인 매출 10배 '껑충'…K드라마 인기에 메이크업 제품도 인기
대만·싱가폴·말레이시아 관광객 증가…골목상권은 아직 썰렁
2022-09-29 17:00:00 2022-09-29 17: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전 세계적으로 유행 확산세가 잦아들자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명동도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코로나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CJ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종종 보였다. 통역담당 직원은 사방에서 질문하는 외국인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방한 관광객은 26만3986명으로 1년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명동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마스크팩 매대 앞에는 제품을 담으려는 관광객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K-뷰티라고 하면 기초화장품을 많이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K-POP이나 K-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메이크업 제품이나 색조 화장품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실제로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은 3분기 들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배로 급증했을 정도로 회복세가 완연하다. 중국 관광객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영미권, 아랍, 동남아 고객들 덕분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스킨케어 제품이나, 마스크팩 외에도 가성비 좋은 국내 색조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명동거리의 모습.(사진=최유라 기자)
 
명동에서 마스크팩, 기초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로드샵 한 직원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며 "매출도 많이 좋아져 작년보다 50%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방역 완화로 해외 여행이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를 중심으로 매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쇼핑의 중심지이자 K뷰티 메카로 불리던 명동 상권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늘어난 외국인 고객 수요를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샤·어퓨 등을 전개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도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와 최근 중국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간 움츠러들었던 화장품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K뷰티 중심지인 명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명동의 모든 상인이 회복 분위기를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명동 매인 거리를 벗어나 골목길로 들어가면 '임대문의'라고 적힌 텅 빈 상가들이 줄줄이 나타났다. 명동 외곽에서 여행용 가방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인터뷰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패션잡화점을 운영 중인 A씨(40대)는 "이제서야 매출이 5~10% 늘었다"며 "요즘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푸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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