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올해 코스닥에 집중 투자한 개인의 수익률은 최저 임금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최저임금(9160원)으로 주식시장 개장시간(6시간 30분)에 노동을 했다면 하루 평균 6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 시간에 주식만 했다면 손실만 8만원을 넘어간다.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는게 나을 뻔 했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전날(11일 종가 기준 669.5)까지 코스닥의 하락률은 35.4%로 나타났다. 개인이 연초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면 대략적인 손실(영업일 202일 기준)은 1770만원, 일 평균 기준으로만 약 8만198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종가 2192.07)는 26.6% 추락해 총 손실액은 1330만원, 일 평균 약 6만5800원 손해를 본 셈이다.
때문에 올 한해 주식 투자가 아니라 최저 시급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는 조롱섞인 지적이 나온다. 2022년 최저시급으로 하루 6시간 30분(장외 거래를 제외한 주식 거래 가능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총 1202만7080원, 하루에 5만9540원을 벌 수 있었다.
코스피, 코스닥을 포함한 전체 주식시장에서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개인의 올 한해 17조610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초와 비교해 28.74% 급락한 상황이다. 개인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개인은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를 순매수했다. 네이버 3조1000억원, 카카오 2조원 가량을 매집했다. 다만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57.20%, -55.69% 폭락하며 반토막 이상이 났다. 신저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투자 대신에 평택으로 가서 시급을 받고 일을 하는 게 더 나았다는 자조 섞인 농담마저 돌고 있다. 최근 평택에선 삼성전자가 사업장을 건설하며 전국에서 제일 높은 수준으로 일당을 받으며 출퇴근하는 '장기 일용직' 수요가 넘쳐난다는 이야기가 보도된 바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는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최고 20만원, 4시간을 추가로 근무하면 최대 40만원 가량을 벌 수 있다"며 "주식 투자를 해서 손실을 보느니 차라리 일용직으로 일을 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들은 최근 손해를 보고 주식을 팔거나 손해가 너무 커서 팔지 못하고 반등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이 반등할 만한 이슈가 보이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저점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고 반등할만한 특별한 이슈도 보이지 않아 심리적인 부담이 크다”며 “물가도 오르고 대출금리도 올라서 어떻게 자산을 불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여의도 전경. 사진=뉴시스
최은화 기자 acacia04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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