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연말 특수’로 불리는 4분기에도 해운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폭이 점차 줄며 반등 여부가 관심을 끈다.
보통 4분기는 수출입 물동량이 급증하는 시기다. 10월 1~7일 중국 국경절 연휴와 11월11일 광군제, 11월25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로 연중 최대 쇼핑 기간이다. 올해는 11월 카타르 월드컵도 있어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면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해상 컨테이너 운임은 성수기인 3분기 내내 떨어졌다. 하락세는 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단기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가 현재 1778.6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8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SCFI는 지난 2020년 11월20일 1938.32를 기록한 뒤 2000대를 돌파하고 올해 1월7일 5109.6으로 치솟았다. 이후 하락을 거듭하다 9월30일 1922.95를 기록해 22개월만에 2000대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서안과 동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각각 2029 달러와 5639 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각각 68 달러와 177 달러 떨어졌다. 서안은 21주, 동안은 20주 연속 하락했다. 유럽 항로 역시 19주 연속 하락해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2379를 기록했다. 전주는 2581이었다.
컨테이너 처리량이 줄면서 선박 계선(운항을 멈추고 정박 또는 계류) 비율은 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서안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달 보다 약 8.1% 줄고 전년 동월 대비 약 0.9% 감소한 74만 TEU를 기록했다. 수입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동월 대비 7.4% 감소한 약 34만 TEU다.
지난주 전체 선대 대비 계선 비율은 4.1%로 중국 국경절 직전 3.7%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최근 2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해진공은 “팬데믹 이전 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8월 이후 증가세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올 연말 미국 소매 판매 증가폭도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출 분산을 위해 일찌감치 장바구니를 든 미국 소비자가 늘면서 판촉 기간도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에서 이번달로 앞당겨졌다. 물가 인상에 고금리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 안정으로 수요가 재화에서 서비스로 옮겨간 탓도 있다. 소매업체들은 물류가 막혔을 때 경쟁적으로 확보한 재고가 이제 골칫거리다. 물류업계에선 재화 수요 위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해운 운임 하락세를 이끈다고 본다.
운임 하락세는 미국 동부와 유럽 허브 항만 정체, 선사들의 노선 합리화로 조금 늦춰지는 양상이다. SCFI 하락폭은 최근 3주 동안 149.09에서 108.95, 35.31로 줄었다. 다만 운임 반등 여부는 미지수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갖고 오는 식으로 재고관리를 했지만 지금은 재고가 워낙 많다“며 ”선사들이 선복량 조절을 하고 있지만 다시 운임이 올라간다고 보기에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해운 운임 급락으로 해운사들의 4분기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011200) 3분기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액 4조6120억원에 영업이익 2조5501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83%와 12.3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4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4조48억원에 영업이익 1조969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6%와 27.02% 감소한 수치다.
물류 혼잡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달 극적 타결을 이룬 북미철도 노사협의는 산하 1개 노조 투표에서 부결돼 최종 비준에 실패했다. 화물철도 노조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큰 BMWE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실시한 노사 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찬성 43%, 반대 57%로 부결됐다.
해진공은 “다음달 19일까지 재협상에 실패할 경우 북미 내륙운송에 극심한 혼잡이 초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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