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애도기간 끝났다…이재명 향하는 검찰 대 감사원법 개정 맞불
감사원 무분별한 감찰 제한 골자로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 추진
검찰, 당사·본청 압수수색…김용·정진상 이어 이재명 향하는 수사
2022-11-09 16:19:41 2022-11-09 21:24:13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잠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장윤서 기자] 민주당은 9일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골자로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를 당론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재명 대표 턱밑까지 도달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정책의원총회에서 "감사원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가폭력공소시효 배제법, 스토킹 피해자 보호 및 지원법, 기초연금법 당론 채택을 논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비례)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법 개정안에 감사원의 무분별 감찰 행동에 대한 제한을 담을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며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 "감사원법을 비롯한 민생 3법 관련해 내일 다시 (논의를)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민주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표적 감사'로 규정하고 규탄해왔다. 특히 이 대표의 대선자금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과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감사원을 한 데 묶어 윤석열정부 권력기관의 사유화를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9월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당 차원에서 적극 대응에 나서는 이유가 됐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감사원과 검찰을 함께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19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배후에는 대통령실이 있다"며 "짜인 각본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짜고 친 것을 국민이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2일 서 전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민주당은 "최종 목적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애초 지난달 말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었으나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며 법안 논의 시기가 다소 늦어졌다. 지난 5일까지였던 국가 애도기간으로 인해 1일 열린 의총 안건에서 감사원법 개정안을 제외했다.
 
민주당이 감사원법 카드를 다시 만진 이날 공교롭게도 검찰은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자택, 정 실장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민주당사 당대표 비서실과 국회 당대표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며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전날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선상에 사실상 이 대표만이 남은 상황이다.
 
지난달 김용 부원장 수사 과정에서 두 차례 당사 압수수색을 경험한 민주당은 "명백한 과잉 수사이자 정치탄압, 검찰의 보여주기 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은 당사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 검찰이 이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압수수색을 한 것은 민주당에 대한 흠집을 내려는 정치 쇼로 보고 있다"며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큰데 시선을 돌리려는 국면 전환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호 정무부실장은 당직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당대표 비서실은 국회 본청 2층에서 근무하고 있고 당사에서는 근무한 적이 없으며 정 실장 근무 공간도 없다. 정 실장이 근무하지 않은 곳을 검찰이 압수수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에서 당직자들과 압수수색 영장집행 검사들의 대치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려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상황이니 당사 대치에 참여하고 계신 당직자분들께서는 참고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사 9층은 정 실장이 사용한 적이 없고, PC와 업무공간이 없다"며 당사에서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다가 정 실장이 사용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당 포렌식전문가, 법률위원장, 변호사 등이 입회한 상황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허용했다.
 
다만 국회 본청의 경우 검찰은 입법부 상징성을 고려해 실행 전 먼저 김진표 국회의장 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검찰에 국회 본관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임의제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검찰이 상부에 자체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추후 판단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회의 허락을 받지 못한 검찰은 당사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입회 하에 본청 비서실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대한 수사에서 입맞에 맞는 내용만을 뒤틀고 뒤섞어서 이를 은밀하게 공표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며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을 피의사실 공표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광연·장윤서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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