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IEA(국제에너지기구) 등 국제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2023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와 같은 호황을 바라기 힘든 환경이 정유사에게 과제로 주어진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 긍부정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EA는 11월 원유시장보고서에서 2023년 국제 원유의 수요 증가 전망치가 하루 160만배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10월 보고서보다 10만배럴 낮아진 수치다.
OPEC 역시 10월 월간 원유시장보고서보다 10만배럴 하향 조정한 220만배럴의 예상치를 11월 월간 보고서에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공급과 수요단에서 각종 요인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 2분기에는 4대 정유사 중 3개 업체가 분기 영업이익 2조원, 1개 업체가 1조원을 각각 최초 돌파하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2023년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내년 미국의 석유 생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OPEC의 감산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그래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IEA, OPEC이 유가가 78~90달러대 초반으로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는 성장률이 둔화할 경우 유가가 더 떨어지겠다"면서 "반대로 연말부터 중국이 발표대로 방역을 완화할 경우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정유사들이 거둔 비정상적인 과다 이익은 내년에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며 "흑자는 유지하겠으나 영업익이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EA는 11월 원유시장보고서에서 내년 국제 원유의 수요 증가 전망치가 하루 160만배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개별 기업별로 긍부정 예상은 엇갈리는 편이다.
S-Oil(010950)은 올 4분기와 2023년에 걸쳐 팬더믹 이동 제한 조치 완화가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또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정제 설비 순증설에 비해 수요가 많아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최소 2020년대 후반까지 정유업 강세 사이클을 지속한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부문의 크랙 마진이 올해보다 내년에 소폭 하락해 휘발유는 배럴당 5~10달러, 경유는 30~35달러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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