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당내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가 24일 3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기후환경대사와 안철수 의원도 참여, 유력 당권주자들이 다시 몸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조찬 세미나에는 나 부위원장이 '인구와 기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 강연은 김 의원이 나 부위원장에게 먼저 제의해 성사됐다. 김 의원은 나 부위원장을 '스타강사'라 치켜세우며 "특유의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우리 당을 이끌어온 주역이다. 풍찬노숙하며 당이 어려울 때 마다 않고 궂은 일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연대설이 흘러나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항하기 위해 두 사람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23일 발표된 알앤써치·뉴스핌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26.6%로 1위였다. 나 부위원장은 12.5%로 2위, 안 의원 10.3%, 김 의원 4.9%로 집계됐다.
반면 나 부위원장은 당 지지층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나 부위원장이 24.8%로 1위를 차지했다. 안 의원 14.3%, 유 전 의원 14.1%, 김 의원 9.8%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당심에서 우세한 나 부위원장이 현재 공식 직책을 두 개나 맡은 만큼 직접 출마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친윤계 후보'를 직접 지지에 나선 것은 아니냐는 정치권 해석이다.
다만 나 부위원장은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두 분이라 김 의원과 함께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연대설이 나온다'는 기자들 질문에 "저는 인구·기후 위기에 있어 전도사라는 마음으로 한다"며 "내일모레 국회의장을 뵙기로 했는데 야당이 불러도, 누가 불러도 인구·기후위기 말씀 주시면 달려가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연대는 누구와도 가능하다'는 전날 자신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도 "연대가 아니라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유력 당권주자인 안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50명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석수가 115석임을 감안하면 약 44%에 달하는 당내 의원들이 자리한 것이다.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했고, (김 의원이)평소 잘 챙겨주기도 해 참석했다"며 김 의원의 당내 스킨십 확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기도당 고양시(갑) 당원협의회 당원연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의원은 최근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한 '쓴소리' 메시지를 통해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23일 BBS라디오에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기자회견) 중단과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역할을 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도 "지금은 정례 기자회견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정리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가 위기 상황에서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 김은혜 홍보수석의 국회 운영위 퇴장에 대해서도 "적절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를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최근 (안 의원이)일일이 모든 의원들을 만나 식사, 못하면 차담이라도 하려고 한다"며 당내 스킨십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당권레이스가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전당대회에 룰 조정, 당무감사를 통한 당협 재정비 등이 변수로 언급되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비례대표 의원을 당협에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전당대회 90% 당원으로 하겠다고 했다'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각"이라며 "내가 최종적으로 확인해드린 게 정답이니까 절대로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한 당 관계자는 "당협재정비 등으로 전당대회가 언급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룰·시기 등에 대해서 비대위에서 논의된 바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도 "개정 등 얘기가 일부 의원들에서 나오는 것은 맞다. 물론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일단 지켜봐야한다"며 말을 아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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