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중단 사태’ 쿠팡 vs CJ제일제당, 갑질 공방전
쿠팡 “CJ제일제당이 갑질…수차례 가격인상 요구”
CJ제일제당 “모든 유통사에 가격인상 동일 적용”
발주 중단 사태 장기화시 소비자 불편 우려↑
2022-11-30 16:13:42 2022-11-30 16:13:42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 발주를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쿠팡과 CJ제일제당 간 공방전이 벌어졌다.
 
쿠팡은 발주 중단 사태의 원인을 CJ제일제당의 가격인상 요구 등으로 돌렸고 CJ제일제당은 모든 유통사에게 동일하게 요청한 것이라며 쿠팡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상품 발주 중단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인 햇반, 비비고 간편식 등을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구매하기 어려워져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30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벌어진 CJ제일제당(097950)의 상품 발주 중단 원인을 마진율 협상 결렬이 아닌 CJ제일제당 탓으로 돌렸다. 참고기사→ (단독)쿠팡서 비비고·햇반 못산다…CJ제일제당과 거래중단
 
앞서 쿠팡은 이달 초부터 CJ제일제당의 상품 발주를 중단했다. CJ제일제당과 내년도 상품 마진율을 협상하던 중 지난달 말 돌연 CJ제일제당에게 상품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CJ제일제당에게 상품 발주 중단을 적용한 시점 때문이다. 내년도 마진율 협상 결렬로 인해 발주 중단을 내렸다면 내년도 상품 분부터 적용해야하는 게 일반적인데 현 시점부터 발주를 중단하겠다고 한 건 문제가 있다는 게 이커머스업계 중론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상품 발주 중단 결정의 원인을 마진율 협상 결렬이 아닌 CJ제일제당의 갑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이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했고 발주를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게 쿠팡의 입장이다. 약속된 발주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 상품 거래를 끊은 것이기 때문에 발주 중단을 당장 적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연초부터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면서 “쿠팡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했던 유통 시장에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쿠팡의 주장에 대해 CJ제일제당은 모든 유통사에게 동일하게 요청한 것이라며 쿠팡의 ‘갑질 주장’을 맞받아쳤다. 가격 인상은 온·오프라인의 모든 유통 채널에 동일하게 적용된 것이기 때문에 쿠팡에게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는 게 CJ제일제당의 입장이다. 또 쿠팡이 언급한 발주 문제가 된 제품이 어느 제품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햇반의 경우 전 유통 채널 모두 공급량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원가 부담이 급증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몇 차례 인상을 했고 이는 온·오프라인 통틀어서 모든 유통채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쿠팡에 대한 출고가도 당연히 인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햇반의 경우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발주량 대비 공급량이 전 유통채널에 부족했다”면서 “쿠팡의 경우에 오히려 타 유통 채널보다 조금 더 공급을 더 많이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주 중단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의 대표 상품인 햇반, 컵반, 비비고 김치·만두, 가정간편식 등을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구매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햇반 등은 로켓배송으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이후 재고가 다 떨어질 경우 구매할 수 없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쿠팡에서)저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시는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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