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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교민을 감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는 "중국 공안국이 운영한 해외 비밀 경찰서 48개의 존재를 새로 확인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비밀 경찰조직은 한국,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캐나다 벤쿠버·토론토, 이탈리아 밀라노·로마, 호주 시드니 등 전세계 53개국·102곳에서 운영 중이다.
해당 조직은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서 '110'은 우리나라의 '112'와 같은 경찰 신고 번호와 같다.
단체는 저장성 칭톈(靑田), 원저우(溫州), 장쑤성 난퉁(南通), 푸젠성 푸저우(福州) 등 4개 공안국이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을 관리한다고 전했다.
단체는 "중국 정부가 해외에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괴롭히기 위해 이 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프랑스, 세르비아, 스페인 등에 거주하던 중국 국적자가 이들 협박에 귀국하거나, 네덜란드 반체제 인사가 가족을 빌미로 협박을 들었다는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해외 교민들을 위한 시설"이라며 "운전면허증 갱신 등을 지원하는 '영사 콜센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으며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다는 의혹을 받는 난퉁시 당국도 "한국과 미국, 호주에서 유학생 대표들을 해외 연락책으로 영입해 (중국) 경찰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설령 중국 당국 측의 발언이 사실이라도 법을 어긴 것은 똑같다는 것.
대사관이나 영사관처럼 주재국의 승인을 받은 공식 외교공관이 아닌 곳에서 영사 업무를 처리하면 '빈 협약(1961년)'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가로 공개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난퉁 공안국은 한국을 포함해 29곳에서 이미 2016년 2월부터 해외 경찰서를 운영 중이며 윈저우 공안국은 2016년 5월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범 실시한 후 12곳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은 비밀 경찰서의 존재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이에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 경찰이 뉴욕 한복판에 경찰서를 세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분노했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에 중국 비밀 경찰서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1일 2곳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렸고, 독일과 캐나다 등은 조사에 착수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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