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새해부터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앞세워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그동안 아이오닉 5, EV6, GV60 등 대표 전기차가 중소형에 한정됐다면 올해부터는 대형·SUV 등 다양한 차종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4월 첫 대형 전기 SUV EV9을 출시한다. EV6에 이은 기아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형과 SUV를 동시에 갖췄다. 대형 차급임에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82㎞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2019년 단종됐던 레이EV도 올해 재출시한다.
기아 콘셉트 EV9.(사진=기아)
현대차(005380)는 올해 초 중소형 SUV 코나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전기차를 비롯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포함), N라인 등 총 세 가지로 나온다. 코나EV는 지난해 3월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이어 하반기에는 중형 SUV 싼타페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5년 만에 5세대로 새롭게 선보이는 싼타페는 각진 디자인과 H 형태의 헤드라이트 및 후미등이 특징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G그룹에 인수된
쌍용차(003620)는 전기 SUV 'U100'을 출시할 계획이다.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끈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로 저려함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3월 주총에서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꾼다. 이후 나오는 신차는 새로운 로고를 달고 나올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를 대형 SUV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최근에는 픽업트럭까지 가능해졌다"며 "대형 세단 전기차와 본격적으로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뉴 EQE SUV.(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한국지엠은 2월부터 창원공장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CUV는 제널럴모터스(GM)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2세대 트랙스다.
현재 중국에서는 '시커(SEEKER)'로 판매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보다 크기가 커진 신형 트랙스는 총 5가지 트림(LS, 1RS, LT, 2RS, ACTIV)으로 출시된다. 파워트레인은 1.2ℓ 3기통 터보 가솔린엔진에 최고출력 137마력,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가격은 미국 기준 2만1495달러(약 28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에서 CUV 파생모델도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공개된 뷰익 '엔비스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GM의 전류구동 플랫폼(VSS-F) 기반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한국 시장을 겨냥한 모델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차종인 EQS의 전기 SUV 모델과 EQE SUV를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BMW도 준중형 전기 SUV iX1을 출시한다. 폴스타도 첫 전기 SUV '폴스타3'를 선보인다. 폭스바겐은 대형 SUV인 투아렉의 연식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ID.4에 이은 ID 시리즈도 들여올 예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늘어난 172만대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 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 등에도 신차 출시, 생산 확대 등이 판매량을 늘릴 것이란 분석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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