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이 첫손에 꼽혔다. 국민 33.8%가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봤다. 나경원 전 의원은 15.9%의 지지를 받아 유 전 의원의 뒤를 이었지만, 격차는 컸다. 반면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1위는 나 전 의원이었다. 민심은 '유승민', 당심은 '나경원' 양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6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8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33.8%), 나경원 전 의원(15.9%), 안철수 의원(10.5%), 김기현 의원(9.1%), 강신업 변호사(5.1%), 황교안 전 대표(2.7%), 권성동 의원(2.3%), 윤상현 의원(1.5%), 조경태 의원(0.6%) 순으로 적합하다고 봤다. 다만 권 의원은 지난 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 외 기타' 3.6%, '없음' 12.1%, '잘 모름' 2.7%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강 변호사의 약진이다. 강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을 이끌었으며, 태극기 부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과도 가깝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인 권 의원을 물론 국무총리를 지낸 황 전 대표 등이 원외 인사인 강 변호사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유 전 의원은 모든 세대에서 우위를 보였다. 20대와 40대, 60대 이상에서 30%대의 지지를 받았고, 50대에서는 40%가 넘는 지지를 얻었다. 연령별 1~3위를 보면, 20대 유승민 38.9% 대 안철수 9.8% 대 김기현 7.7%, 30대 유승민 24.5% 대 나경원 16.6% 대 김기현 10.2%, 40대 유승민 33.1% 대 나경원 14.1% 대 안철수 8.5%, 50대 유승민 41.1% 대 나경원 16.0% 대 안철수 10.9%로 조사됐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유승민 31.0% 대 나경원 22.9% 대 안철수 13.1%로, 유 전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유 전 의원의 우위가 이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도 유 전 의원이 우위를 점했다. 지역별 1~3위를 보면, 대구·경북(TK) 유승민 31.0% 대 나경원 24.3% 대 김기현 12.0%, 부산·울산·경남(PK) 유승민 34.6% 대 나경원 14.1% 대 김기현 13.3%였다. 부산 출신인 안 의원이 부산·울산·경남에서 3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 눈에 띄었다. 유 전 의원은 호남에서도 4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광주·전라 유승민 41.7% 대 안철수 13.8% 대 강신업 12.0%였다. 광주·전라에서 강신업 변호사가 3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수도권에서도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이어졌다. 서울 유승민 32.8% 대 나경원 16.0% 대 안철수 14.4%, 경기·인천 유승민 34.8% 대 나경원 16.5% 대 안철수 9.5%로 나왔다. 대전·충청·세종 역시 유승민 27.3% 대 나경원 19.0% 대 김기현 7.8% 순이었다. 강원·제주에서도 유승민 33.5% 대 나경원 16.2% 대 안철수 9.2%로, 유 전 의원이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2월25일 당시 유승민 전 의원(오른쪽)과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만나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유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중도층 유승민 33.3% 대 나경원 17.3% 대 안철수 15.4%였다. 진보층은 유승민 49.6% 대 나경원 5.8% 대 강신업 4.7%로, 유 전 의원에게 절반 가까이가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지지층 역시 유승민 59.1% 대 강신업 6.7% 대 안철수 3.9%로, 유 전 의원이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나 전 의원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다만 유 전 의원도 나 전 의원의 뒤를 이어 보수층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했다. 보수층 나경원 24.4% 대 유승민 19.0% 대 김기현 15.6%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나경원 30.5% 대 김기현 18.2% 대 안철수 16.5%로, 나 전 의원이 1위를 지켰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8.6%에 그쳐, 절대적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8명이며, 응답률은 3.5%다. 지난해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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