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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독일 부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럽에 대한 협박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선언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을 압박하기 위해 가스관을 차단한 바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노르웨이를 방문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인정하면서도 "현재 독일 저장고는 90%가량 차 있고, 우리는 올겨울을 견딜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베크 장관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 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에 과도하게 의존했고, 대체 공급 채널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갖춰놓지 못했다"면서도 "독일은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의 조속한 건설, 노르웨이에서의 수입 확대 등의 다른 경로를 통해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체하는 작업을 올해 초를 기준으로 이미 3분의 1가량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럽이 올겨울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를 누리고 있는 까닭에 겨울이 끝나는 시점에도 가스 저장고가 완전히 바닥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유럽은 올겨울 상당수 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20도를 치솟는 등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체코 등 곳곳에서 역대 1월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지는 등 봄을 방불케 하는 날씨에 스키장이 문을 닫고 남부 유럽에서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스를 무기로 유럽을 굴복시키려던 푸틴의 노림수는 힘을 잃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유럽연합(EU)은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에 기대고 있으며 독일은 의존도가 55%에 달했다.
한편 푸틴의 유럽행 가스관 차단 직후인 지난 8월 메가와트시(MWh)당 342유로까지 치솟았던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새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도 낮은 70유로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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