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멀지 않은 미래에 있을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일회용품 보증금제·배달용품 다회용기 전환 등의 친환경 운동을 시작했다.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지만,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6억1600만톤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했고, 1인당 탄소배출량은 OECD국가들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결국 매년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발표되는 수많은 정책들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방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환경을 대하는 근본적인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 위기와 함께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쓰레기를 배출해내는 기업들의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기업들은 앞다퉈 친환경 제품을 출시했다. 이 중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등 시민들을 눈속임하는 기업들이 늘며 '그린워싱' 논란이 발생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위장환경주의'로 제품에게서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면서 재활용 같은 부분을 강조시켜 마치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과장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21년 스타벅스가 친환경을 내세우며 진행한 리유저블(다회용)컵 이벤트가 그린워싱 논란을 겪었다. 일회용 컵 대신 제공한 리유저블 컵이 PP(폴리프로필렌) 소재로 만들어져 사실상 여러 번 사용할 수 없었었기 때문이다. 결국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플라스틱을 팔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우용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1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금 기업이나 정부가 그린워싱 이라고 하는 것에 자유롭지 못하다. 마케팅을 위해 ESG를 내세운 홍보만 하고 있을 뿐 이를 실천하는 기업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린워싱을 감시 해야 되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상 속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열을 생산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 이루는 것이 핵심이지만, 시민들의 일상에서도 에너지 전환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는 "보통 시민들이 에너지 전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라고 많이 생각하는데, 사실 도시나 우리 삶 주변에서 석탄발전소를 대체할만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라며 "자기 집 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고, 협동조합을 통해 태양광발전소가 늘어날 수 있도록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협동조합에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광명시에서는 지난 6월 광명시민들의 출자로 설립된 광명시민전력협동조합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그 수익은 투자한 시민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일부는 에너지 교육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의 환경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백나윤 자원순환 활동가는 "시민들의 기후 위기 인식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하는게 중요하다. 아무리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된다 해도 친환경 산업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관련해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샵을 이용하면 환경 포인트를 준다거나, 재사용품에 대한 교육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고, 추가로 기업이 함께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도 정부가 할 수 있는 큰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21년 8월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 자가용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