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용윤신 기자] 월간 취업자 증가 폭이 7개월 연속 줄고 있는 고용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특히 1년 전보다 청년층과 경제허리로 불리는 40대의 감소세가 각각 두달째, 육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고용 한파’로 인한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은 5월 9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6월부터 8월까지 80만명대로 내려왔습니다. 9월에는 70만7000명으로 둔화세가 뚜렷합니다. 이후 10월과 11월 60만명대 증가 폭을 기록했지만 12월에는 50만명대로 떨어졌습니다.
월별 취업자 수가 지난해 5월부터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새해부터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어 8개월째 뒷걸음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60세 이상의 취업자가 44만명 늘어 전체의 86%를 차지했습니다. 청년층인 20세부터 29세까지는 21만명, 40대는 57만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줄었습니다. 청년층은 2달째, 40대는 6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은 5월 9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50만명대로 7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년층과 40대를 중심으로 한 취업자 수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도 올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수준과 유사하되, 실업률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취업자 증가 폭은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의 고용지표 전망치를 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지난해 62.1%에서 올해 62.0%로 비슷한 수준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세부터 64세까지의 고용률은 68.5%에서 68.7%로 전망됩니다. 반면 실업률은 2.9%에서 3.2%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지난해 취업자 수가 81만6000명이 늘어난 반면, 올해는 1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취업자 증가 폭이 급감한 것은 상당 부분이 통계적 기저에 기인합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인 81만6000명은 코로나19 이전 10년간의 평균치인 34만3000명과 비교해 47만3000명이 많습니다.
또 취업자 증가 폭의 급감은 경기 둔화와 인구 영향 등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주요 기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기재정부는 1.6%, 한국은행 1.7%, 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등 1% 중후반입니다. 제조 업체 등 민간에서는 1%대 초반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KDI 측은 올해 최초 15만1000명의 인구가 증가하는 것보다 고령화 등으로 16만9000명이 감소하는 인구 구성의 변화가 취업자 수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정부와 주요 기관들은 공통으로 주요 고용지표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고용은 지난해 이례적인 호조세에서 장기 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평가합니다.
한국은행 측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장기 추세를 크게 넘었던 취업자 수는 올해 장기 추세로 접어드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DI도 인구 요인을 배제하면 올해 고용은 양호한 여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준모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시장에서 2022년은 온오프라인이 전환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고 2023년은 조금 더 오프라인 쪽으로 고용 동향의 핵심 주체가 바뀔 것으로 예측돼 2022년 통계로 2023년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80만명대에서 10만명대로 예측한 것은 고용 한파가 오는 것이 거의 맞는다고 본다. 한파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고용 형태는 고령자의 오프라인 일자리가 살아나지만, 비교적 오래 고용 관계가 유지되는 청년층에게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정부는 경기 둔화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일자리 사업이 조기 또는 적기에 집행되도록 면밀히 관리하고, 필요하면 추가 대책도 마련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맞춤형 취업 지원 등을 통해 구인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일자리 장벽 제거, 고용 안전망 확충 등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증가 폭은 5월 93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50만명대로 7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은 채용정보 살피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용윤신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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