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비공개로 북한에 핵 공격을 가하고, 이를 다른 국가에 책임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은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쓴 책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이라는 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존 켈리가 2017~2019년 사이의 일들을 조망한 이 책에서 슈미트 기자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 수십 명과 인터뷰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 공격 시도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켈리가 비서실장직을 맡은 지 8일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에 “전 세계가 지금껏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 노골적 힘에 맞닥트릴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2017년 9월에 첫 유엔 연설에서 군사적 위협을 이어갈 경우 "북한을 철저히 파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켈리 전 비서실장이 이보다 우려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공개 발언이었다고 슈미트 기자는 강조했습니다.
슈미트 기자는 "켈리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부터 전쟁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며 "한 번은 북한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고 다른 국가에 책임을 떠넘기자고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하며 "우리가 손가락질 당하지 않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후 켈리 전 비서실장은 미국과 북한의 전쟁이 벌어지면 경제적·인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슈미트 기자는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 선제공격에 관심을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켈리 전 비서실장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하자 트럼프가 “크게 놀라 짜증을 냈다"고 했습니다.
한편 전 비서실장은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지난 2018년 NBC 방송은 켈리 전 비서실장이 자신을 미국을 구하고 있는 ‘구원자’로 묘사하면서 백악관 참모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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