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270만호 주택 공급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금리 기조 속에 건설사들의 자금경색이 심화하고 분양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민간 중심의 공급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에만 17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만기가 도래합니다. 오는 2·3월에도 각각 10조원, 5조원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이 채권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시장에 돈이 말라버렸고 급격한 금리 인상에 주택 매수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이 가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민간 도심복합사업 도입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27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 목표로 뒀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50만 호를 포함해 수도권 총 158만호, 지방은 광역·특별자치시에 52만호 등 총 112만호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은 지난 5년보다 11만호 늘어난 52만호가 공급됩니다. 정부는 선호도가 높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민간정비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등 전국 22만호 이상의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지난해 이미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개편한 데 이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안전진단 등 대표적 '재건축 3대' 대못을 뽑은 바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에는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0.25%포인트 인상한 기준금리 부담도 한 몫하는 분위기입니다. 7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격입니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를 보면 지난해 12월에는 54.3(기준선 100)로 반토막 난 상황입니다.
같은달 기준 건설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37.3) 이후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분양시장도 한파가 불면서 전국에 미분양 주택도 빠르게 쌓여가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달 대비 1만가구 이상 늘어난 5만8027호로 집계돼 정부가 '위험선'으로 지목한 6만2000가구를 눈앞에 둔 상황입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주택시장의 가격하락과 거래 저조, 아파트 청약 지표의 둔화를 고려할 때 당분간 실수요자의 주택구매는 감소할 것"이라며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분양가 인상 우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증가 등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조언했습니다.
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에만 17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만기가 도래합니다. 오는 2·3월에도 각각 10조원, 5조원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표는 윤석열 정부 주택공급계획. (표=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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