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일(수) 토마토Pick은 난방비 대란에 대한 대통령실의 가짜뉴스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 입을 맞추기라도 한듯이 무조건 ‘문재인 정부 탓’, ‘탈원전 탓’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대통령실과 국힘당은 가짜뉴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체크해드리겠습니다.
이관섭-최연혜의 ‘기승전 탈원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난방비 폭탄’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떠넘기는 발언은 지난달 29일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발언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 수석은 문재인정부가 국제적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이를 제때 반영하지 않은 탓이라며, 원자력 발전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 수석은 "화석연료 가격이 급등했을 때 에너지 안보적인 측면에서 원자력 에너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도 3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똑같은 말을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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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난방 방식
먼저 기초사실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한국에서 난방 방식은 개별 난방, 중앙 난방, 지역 난방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개별 난방 : 대표적인 난방 방식. 각 세대 내에 보일러 등 열원을 설치해 난방하는 방식
-중앙 난방 : 공동주택 단지 내 중앙기계실서 보일러 가동. 지역난방이 보급되기 전에 사용되던 방식으로 오래된 공동주택에서 사용
-
지역 난방 : 각 지역에 있는 열병합발전소에서 공동주택 단지로 공급한 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방식. 주로 분당, 일산, 평촌 등 신도시에서 채택
난방비는 어떻게 책정되나
보통 난방비는 개별 난방과 지역 난방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개별 난방 :
‘기본요금+사용요금+각종 부가세’ 등을 통해 책정됩니다. ‘기본요금’과 ‘각종 부가세’는 크게 바뀐 점은 없습니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사용요금’인데요. 사용요금은 (사용량X보정계수)X평균 열량X요금 단가로 계산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용량’과 ‘요금 단가’입니다. 서울도시가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기준 가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14.22원이었던 전년 대비 38.4% 올랐습니다. 애초에
요금 단가 자체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하면서 국내 LNG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최근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가스 사용량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작년 가스비와 비교하다보니 체감상 더 크게 느껴지는 겁니다. 또한 요금 상승에 대한 현 정부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비를 할 수 없었던 것도 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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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 : ‘기본요금+사용요금(열 요금)’으로 계산됩니다. 열 요금 역시 크게 올랐는데요. 도시가스 요금과 연동해 인상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요금은 종전 65.23원에서 작년 10월에는 89.88원으로 올랐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37.8% 인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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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때 인상요인 없었다
결론적으로
난방비 폭등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 탓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입니다. 도시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기화시켜 만듭니다. 즉, LNG 비용에 따라 난방비도 바뀐다는 의미인데요. 국제 LNG 가격 추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1년 3월 : 7달러(100만btu당)
-2021년 11월 : 35.95달러
-2022년 3월 : 35.44달러
-2022년 5월 : 정권교체
-2022년 8월 : 53.95달러
-2023년 1월 : 22.12달러
문 정부가 인상 타이밍 놓쳤다?
여당이 난방비와 관련해 문 정부를 공격하는 대표적인 공세는 '탈원전'과 '타이밍'입니다. 탈원전은 뒤에서 체크해드리겠구요. '타이밍'을 보겠습니다. 여당 측은 "2021년 당시 LNG 가격이 올랐을 때 문 정권이 가스요금을 인상했어야 했다"며 현 정부에 모든 짐을 떠넘겼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3월 7달러 수준에서 그 해 11월에 36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올랐으니 이 때 올려야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가격을 인상하지 못한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때가 바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재택근무와 비대면 학습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요금을 인상할 수 있었을까요? 국민의힘이 집권했어도 인상하지 못했다고 장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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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가격 상승은 ‘탈석탄’ 때문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LNG 가격 상승과 탈원전의 관계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2월 이전에 LNG 가격이 꾸준히 오른 것은 '탈석탄화' 때문입니다. 전쟁 이전에도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친환경'을 내세우면서 석탄발전에서 벗어나 에너지 다각화를 추구했습니다. '깨끗한 에너지'라고 알려진 LNG 비용이 상승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이치였습니다.
요금 인상 요청 8번 묵살?
문 정부 때 인상 요인 없어
여기서 "LNG 가격이 4배 가까이 올랐는데 가스요금을 올렸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가스공사 요금 인상 요청을 8차례나 묵살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만, 문 정부 시절에는 가스요금을 급격히 올려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 정부 시절에 이미 워낙 낮은 가격에 LNG를 들여왔기 때문입니다. 역대 정부 평균 수입가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 668.7달러(톤당)
-박근혜 정부 : 590.5달러
-문재인 정부 : 553.4달러
-윤석열 정부 : 1118.6달러
윤석열 정부 때 인상요인 있었다
그러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그와 동시에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였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인 천연가스 수출국인만큼 LNG 폭등은 당연한 결과였는데요. 실제로 2022년 8월에는 천연가스 가격이 2021년 3월 대비 8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그렇게 치솟은 가격이 6개월 이상 지속했습니다. 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 LNG를 수입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윤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LNG 수입 가격은 t당 평균 1118.6달러에 달했습니다. 가스요금 인상 요인은 이 때 발생했습니다. 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하는 것도, 충격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할 책임도 현 정부의 몫이었습니다.
난방비와 탈원전은 관계 없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측은 난방비 폭탄으로 인해 여론이 심상치않자 이구동성으로 "탈원전을 한 문 정권 탓"이라며 앵무새마냥 반복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증거가 없으니까요. 문 정권 당시 원전가동률이 잠깐 줄어든 적이 있는데요. 이는 탈원전과는 무관하고 원전이 안전한지 점건하느라 가동을 잠시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안전점건이 끝난 후 원전 가동률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외친 '탈원전'은 장기적으로 원전 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의미였지 당장 원전을 쓰지 않겠다는 게 아닙니다. 전문가들도 난방비와 탈원전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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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 75.7%
-2014년 : 85.4%
-2015년 : 85.9%
-2016년 : 79.9%
-2017년 : 71.3%
-2018년 : 66.5%
-2019년 : 71.0%
-2020년 : 74.8%
-2021년 : 76.0%
-2022년 : 81.1%
문재인 정부는 재임 시절 가스요금을 동결해오다가, 퇴임 직전인 4월 5월 두 차례 인상했습니다. 그 시기가 3월 대선 패배 확정 후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LNG 가격이 급등함에도 가만히 있다가 6월 지방선거 이후인 7월과 10월 인상했습니다. 도찐개찐입니다.
역대 정권 가스비 인상 현황
사실 이전 정권에는 '난방비 대란'과 비슷한 논란은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LNG 가격이 이토록 올랐던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이명박 정권은 가스비를 인상하지 않았고, 박근혜 정권은 5.8% 올렸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12% 가량 올렸구요. 윤석열 정부는 7월부터 현재까지 약 26%입니다. 추가 인상도 예고됐습니다. 그야말로 폭탄입니다. 윤석열 정권 때문일까요? 이것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푸틴 때문이지 윤석열 정권 탓이 아닙니다.
보수 논객도 비판하는 윤 정부 ‘남탓’
대표적인 보수 논객 중 한 명인 정규재 펜앤마이크 주필도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정 주필은 <그게 왜 문재인 탓인가. 정말 유치하게 왜 이래?>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올렸는데요. 지금까지 레터에서 주장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난방비 폭탄은 문재인 정부 탓도 아니고 윤석열 정부 탓도 아닌 전쟁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잘못이라면 무능력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수금 9조원, 당장 해결해야 하나?
현재 가스공사 미수금은 9조원에 달하는데요. 2021년 말 1조8000억원, 2022년 5월 5조원이었던 미수금이 작년 말 9조원까지 치솟은 겁니다. 가격이 동결된 2023년 1분기에 추가로 5조원이 넘게 쌓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미수금 전액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오는 4월부터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39원을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이런 극단적인 가정을 토대로 가스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식한 짓이 아닙니까? 미수금이란 게 당장 갚아야 할 빚도 아니고, 매년 조금씩 줄여가면 그만 아닌가요? 산업부도 "미수금을 오는 2026년까지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2030년은 안되나요? 안될 이유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한심한 것은 이런 논리적인 공격이 아니라 허구한날 팩트도 없이 정치공세만 펼치는 데 있습니다. 집권 여당이 무식하면 야당이라도 대안을 제시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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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가스공사 영업이익
가스공사가 2조원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9조원의 미수금 운운하면서 난방비를 올려야한다면서 2조원의 영업이익을 운운하면 말이 됩니까? 이걸로 미수금 갚으면 되지 않겠어요? 공기업이 왜 존재합니까? 국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전기, 물, 가스, 교통 등에 있어서 가격을 안정화하여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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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스요금, 상대적으로 낮아
가스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그 폭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미수금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않으면 인상폭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LNG 수입가격이 대폭 낮아졌습니다. 미수금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국제가격이 떨어졌는데도 난방비가 오르는 이유는 수입 가격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 때문입니다. 주요 국가 가스요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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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 미국 10.4원, 한국 16.2원, 영국 16.3원, 독일 23.4원, 프랑스 25.1원
-2022년 10월 : 한국 22.2원, 미국 26.1원, 영국 43.0원, 프랑스 56.6원, 독일 83.7원
산업용 가격만 인하했다?
이번에 난방비 폭탄으로 인한 분노를 더욱 부채질한 뉴스가 있습니다. 가스공사가 산업용 요금을 인하했다는 언론 보도가 그것인데요. 실제로 산업용 가스가 인하된 것은 맞습니다.
☞관련기사 하지만 절대적인 수치만 그렇습니다. 주택용과 달리 산업용은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그동안 계속 요금을 올린 상황이었고 최근에 국제 가격이 다소 내려가자 거기에 연동해 자동으로 소폭 내려온 것입니다. '기업 봐주기' 이런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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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난방비 '핵폭탄' 터진다
1월 청구서가 '폭탄'이었다면 2월 청구서는 그야말로 '핵폭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월에 받아든 고지서는 12월 사용분이었는데, 이제 2월에 받아들 고지서는 엄청난 한파가 몰아닥친 1월 난방비입니다. 당연히 사용량이 12월보다 늘었을테고, 요금도 더 많이 나올 겁니다. 더구나 지난해 연말 결정한 전기요금 인상분도 적용됩니다. 그야말로 핵폭탄이 투하될 예정입니다.
난방비 아끼는 꿀팁
난방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 노력을 해봐야겠죠. ▲적정실내 온도를 20도로 맞추거나 온수 온도 55도 이상으로 설정·가동하기 ▲보일러-가습기 동시 가동하기 ▲외출시 '외출 모드' 또는 실내 온도를 약하게 설정·유지하기 ▲사용하지 않는 방은 분배기 밸브 잠그기 ▲창 표면에 '뽁뽁이'를 부착하고 두꺼운 커튼 쳐주기 ▲5∼10분 자주 환기시켜주기 ▲노후 보일러 교체하기 ▲지역난방 시 온도조절기 전원 끄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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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대란’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탓입니다. 미친 푸틴 때문입니다.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였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여야는 난방비 폭탄 얻어맞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서로 손가락질하기 바쁩니다.특히 가짜뉴스를 퇴치하는 데 앞장서도 모자랄 판에 가짜뉴스를 직접 생산하고 있는 대통령실은 해악 그 자체입니다. 대통령실 정책기획수석 타이틀 달고 가짜뉴스나 유포하는 이관섭,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뇌네이는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던져버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