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오뚜기)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라면업계가 장기 생존을 위한 사업 다각화로 고민이 깊습니다. 지난해 글로벌사업의 효과로 실적은 선방했지만,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간 라면시장 규모는 2조원입니다.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10년 전 약 63%에서 최근 50%도 위태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실제 농심은 수년 전부터 플랫폼과 가정간편식 사업 등을 펼쳐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앞서
농심(004370)은 면요리 간편식 브랜드 '쿡탐'에서 신제품 3종을 출시했습니다. '부대찌개면'과 '고기곰탕면', '대파육개장면' 등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국물 요리에 면을 접목한 '면요리 간편식'입니다.
현재 쿡탐은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기획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농심 측은 쿡탐의 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서 대형마트나 슈퍼파켓에서는 찾기 어렵지만 특화 맞춤으로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농심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에서 벗어나 신사업 확대에 주력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신동원 회장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에 신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농심은 2020년 3월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을 받는 만큼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차별화된 기능성 원료 개발과 이를 적용한 신제품 출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할 제품을 선보인다는 겁니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 제품 모음. (사진=농심)
농심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신사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큰 카테고리로 건기식 분야에서 M&A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양식품(003230)도 라면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냉동식품 및 소스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은 냉동식품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3월 계열사인 삼양냉동과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양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삼양식품은 기존의 강점이었던 할인점,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해 매출을 증대하고 영업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 개선 및 브랜딩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프레즌트 리얼쯔란치킨. (사진=삼양식품)
지난해 말에는 신규 냉동 브랜드 '프레즌트'를 론칭하고 첫 번째 제품으로 '리얼쯔란치킨'을 선보였습니다. 삼양식품 측은 축적된 레시피 개발 노하우와 삼양냉동의 생산 기술력을 토대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냉동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삼양식품은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식품소재, 마이크로바이옴, 패키징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기술 및 제품 중심으로 연구영역을 세분화해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스, 냉동식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라면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며 2025년 주식(主食 · staple food) 부문 글로벌 TOP 100 기업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뚜기(007310)는 농심, 삼양식품과 달리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서 25% 내외입니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사업군에서 라면의 비중이 높다면, 오뚜기는 종합식품기업이기 때문에 비율이 낮다는 거죠.
진라면 BT21 퍼플에디션 시뮬컷. (사진=오뚜기)
오뚜기는 라면 외에도 다양한 소스류, 즉석밥, 냉장 및 냉동 제품군을 두루 갖췄습니다. 이 때문에 오뚜기는 라면에 대한 한계점이 타사 대비 나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오뚜기는 수출 비중이 적은 편에 속합니다. 오뚜기 측은 타사 대비 전체 매출의 10% 내외이기 때문에 수출을 늘리는 방향에 집중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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