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미국·유럽 등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인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한화큐셀)에 대한 태양광 업체들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특허소송으로 번지고 있어 한화큐셀은 총력 대응을 통해 기술력 우위를 지키겠다는 방침입니다.
23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2월 기준 해외에서 총 10건의 특허 침해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독일 3건, 호주 1건, 프랑스 1건, 미국 3건, 네덜란드 1건, 중국 1건 등입니다.
한화큐셀 퍼크 셀 제조 공정.(사진=한화솔로션)
한화큐셀은 2019년부터 론지 솔라, REC 솔라, 진코 솔라, 트리나 솔라, 아스트로너지 등 대부분 중국 태양광 업체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업체들은 한화큐셀이 보유 중인 특허가 무효라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델라웨어 지방법원, 중국 장수 고등 법원 등 각지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태양광 기술 핵심 '셀'…대부분 한화큐셀 기술 적용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구조인데요.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를 가져다 셀과 모듈을 만듭니다. 태양광 패널의 경쟁력은 셀이 좌우합니다. 모듈은 셀을 조립해서 만들기 때문에 기술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한화큐셀은 셀·모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에 반사막을 형성해 빛이 셀 내부에서 한 번 더 반사되도록 만들어 발전 효율을 높이는 퍼크(PERC)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퍼크 셀은 현재 전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태양광 제품 중 대부분을 차지, 한화큐셀은 자체 개발한 퍼크 기술을 적용해 효율, 고품질의 태양광 모듈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한화큐셀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경쟁업체들의 소송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 상위 5개 업체 중 4곳이 중국업체입니다. 한화큐셀은 13위인데요. 중국 업체들은 자국 수요를 앞세워 태양광 제품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유럽에서는 한화큐셀에 밀리고 있는데요. 한화큐셀은 2021년 기준 4년 연속 미국 주거·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독일, 영국에서도 1위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큐셀이 기술력과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보니 견제 목적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법적 분쟁 지속에 재무상태 영향 미칠 우려도
한화큐셀은 지난 17일 중국 태양광업체 트리나솔라와 태양광 셀 기술 특허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 합의하며 독일과 중국에서 진행하던 특허 소송 일체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최종적인 결론이 나지 않고 분쟁 중인 소송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결과에 따라 회사 재무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한화큐셀 측은 "소송 등의 결과가 재무상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솔루션 미국 솔라 허브 지도.(사진=한화솔루션)
아울러 중국 정부는 최근 태양광 패널 소재인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첨단기술 수출 금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면서 미국 직접 투자를 유도해 중국 태양광 산업 지배력을 낮추려 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수출 금지 검토는 이를 지연시키고 중국의 태양광 제품 시장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중국의 태양광 기술 수출 금지가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한화큐셀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미국에서 각각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인데요. 양산에 성공할 경우 미국에 있는 유일한 태양광용 잉곳·웨이퍼 업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 이후 많은 업체들이 태양광용 셀·모듈 생산 투자를 밝히고 있지만 중국산 웨이퍼를 공급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한화솔루션은 비중국산 폴리 실리콘, 비중국산 잉곳·웨이퍼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어 사업의 가치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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