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증시는 이번주 굵직한 경제 지표의 부재 속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한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테슬라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국내 배터리 관련주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상황인데요.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2차전지주의 주가 흐름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테마성 수급 유입 등 개별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스피, 단기 2500~2600선 전망…관망세 예상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단기 예상밴드는 2500~2600포인트로 예상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와 중국과 일본의 연휴기간에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및 미국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하락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올해 1분기 잠정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각각 25일, 27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유로존 GDP도 28일에 발표하는데요. 각국 GDP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부재합니다. 전문가들은 GDP 발표 일정과 맞물린 미국 기술주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애플, 아마존, 인텔 등의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실적이 중요한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방산업이기 때문"이라며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인력 조정을 비롯한 비용 절감에 나섰고 이는 이번 실적에서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선행성으로 숫자에 집중하기 보단 향후 업황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고도 짚었습니다. 최 연구원은 "26, 27일에는 다수의 한국 기업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며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여전히 높기에 어닝쇼크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은 '이익 바닥론'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는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과 일본 관광객의 연휴기간 유입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중국은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노동절 연휴고 일본은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골든위크가 예정됐죠.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데믹으로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일본의 장기 연휴주간이 관광 정상화 추세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미국 경기,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점도 염두할 부분입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포인트를 넘어선 가운데 이들 요인(미국 경기, 통화정책)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높이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어 악재에 취약하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관찰되는 악재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급등한 국내증시 자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로는 러시아의 북한 지원 시사 발언과 중국 외교부의 발언이 있다. 올해 국내증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의 성적을 내는 중이지만 급등한 밸류에이션과 높아진 신용융자는 부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차전지 대장주 상승 주춤…투심 주목
관망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증시에서 또 주목할 부분은 2차전지 종목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닥 지수는 11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습니다. 4거래일 동안 900선을 유지했지만 지난 20일 다시 880대로 떨어졌는데요. 외국인과 기관의 코스닥 투심이 위축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한재혁 연구원은 "2차전지 대장주로 불렸던 종목들의 상승이 주춤했지만 다행이도 해당 수급들은 업종 내 아직 상승하지 않은 종목들로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시장의 수급 대부분이 해당 업종으로 흘러갔던 것을 감안하며 유출입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만약 수급이 시장을 떠난다면 그 여파도 염두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열린다…원전주 상승 가능성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26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데요. 이번 일정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19일 발표된 사절단 명단에는
삼성전자(005930),
SK(034730),
현대차(005380),
LG(003550) 등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반도체·자동차·2차전지·원전 분야 등의 기업들이 포함됐습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미국 방문으로 관련 종목에 대한 테마성 수급 유입 향방이 주목됩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정상회담이 코스피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중 경제안보협력의 구체화 관련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특히 방미 일정을 동행할 경제사절단 기업들 중 원전 기업들이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원전 관련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원전 주가의 상방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올해 3월과 4월 들어서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전 관련주인
비에이치아이(083650),
한전기술(052690),
두산(000150)중공업,
우리기술(032820) 등은 각각 3월에 30.63%, 18.67%, 18.09%, 5.02% 상승했습니다. 4월에도 이들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김 연구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의 IP 분쟁 관련 논의가 정상회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정상회담 이후 양측의 합의점 도출이 가시화될 경우 원전 산업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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