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발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무기 지원 발언의 진위를 국민께 직접 소상히 설명 드리고 사과하실 것을 충언 드린다”며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 격랑을 몰아오고 있다”며 “크렘린궁은 ‘전쟁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러시아 최고위 인사는 북한에 대한 최신 무기공급까지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일 실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이뤄진다면 그 파장과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입을 피해와 북·러 밀착에 따른 한반도 위기 고조 등을 거론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 문제를 두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 대표는 “납득하기 힘든 외교적 자충수”라며 “윤석열정권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이미 악화일로”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자칫 사드(THAAD) 사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피해를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입을 수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국익을 위해 필수적인 중국, 러시아와의 우호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 대표는 다가올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미국 도청 파문에 대한 우리의 문제의식을 분명히 피력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의사를 확인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을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로 두고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해달라”며 “어떤 형태, 어떤 방식으로든 분쟁 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합의 금지 △대만 문제에 한국의 불개입 원칙 관철·공동성명 논의대상 제외 △‘퍼주기, 국익훼손’ 외교 방지 등을 주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며 민간인 공격, 학살 등 여러 전제를 달았다’는 질문에 “외교에서 ‘만약 어떻게 한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얘기는 불필요하다”며 “’이렇게 하고 싶다’=라는 말을 할 때 그냥 하면 이상하니 ‘만약에’를 붙이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해서 말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소속 의원을 파견하는 등 방법을 동원해 중국이나 러시아에 접촉할 계획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어떤 방식의 대응이 야당 입장에서 가능하냐고 하면 매우 제한적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한반도 주변 4강 외교 문제는 한반도 미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에 신중히 효과적 방안이 무엇인지, 국익 관점과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 행동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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