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까지 불과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유치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부터 6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한해 개최 희망지 부산을 실사하고 돌아갔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한국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K-브랜드’로 역전 드라마를 예고했습니다. 26일(수) 토마토Pick에서는 엑스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엑스포(세계박람회)란?
'세계박람회'는 Exposition internationale의 줄임말로 흔히 'Expo(엑스포)'라고 합니다. 산업엑스포, 무역엑스포 등 다양한 규모의 박람회가 있지만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주최하는 박람회는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인정엑스포는 등록엑스포 사이에 1회씩 특정 주제로 최장 90일간 개최되지만 등록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로 5년마다 최장 180일간 열립니다.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불립니다. 20세기 초반엔 올림픽보다도 규모가 컸고 인류의 산업·과학기술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경제·문화 올림픽으로 통합니다.
-엑스포의 기원: 지난 1851년 '만국산업 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증기 기관차를 처음 선보인 영국 런던 박람회가 시초입니다. 엑스포 전시장을 대형 유리 건물로 건설하였기에 '수정궁 박람회'로 불립니다. 초기 엑스포는 당대 혁신제품과 발명품이 최초로 소개되는 무대였습니다. 특히 1889년 파리박람회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맞아 1855년, 1867년, 1878년, 1889년에 이어 11년 간격으로 개최된 5번째 박람회로 파리의 랜드마크가 된 에펠탑과 기계류전시관이란 양대 기념비를 남겼습니다.
-엑스포서 소개된 최초 제품: ▲1851년 런던엑스포(증기기관) ▲1853년 뉴욕엑스포(엘리베이터) ▲1876년 필라델피아엑스포(벨의 전화기, 하인츠 캐찹) ▲1878년 파리엑스포(에디슨 전구 및 축음기) ▲1885년 안트워프엑스포(자동차) ▲1893년 시카고엑스포(브라우니) ▲1904년 세인트루이스엑스포(비행기와 아이스크림콘) ▲1939년 뉴욕엑스포( TV, 나일론, 플라스틱, 녹음기) ▲1970년 오사카엑스포 (무선전화기) 등
-엑스포 기네스북: ▲최초의 엑스포(1851년 영국 런던 수정궁 엑스포) ▲엑스포를 가장 많이 개최한 나라 :(미국, 11회) ▲엑스포를 가장 많이 개최한 도시(파리, 6회) ▲엑스포 부지면적이 가장 큰 엑스포( 2010 상해 엑스포, 158만평) ▲참가국 수가 가장 많은 엑스포(2010 상해 엑스포, 246개)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엑스포(2010 상해 엑스포, 7300만명) ▲개최 기간이 가장 길었던 엑스포(1939년 뉴욕 엑스포, 18개월) ▲엑스포 상징물 중 높이가 가장 높은 건축물(에펠탑 324m)
국제박람회 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는?
1851년 런던에서 제1회 박람회가 개최된 이후 박람회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박람회가 자주 개최되면서 주최국과 참가국 간의 갈등과 문제점들을 조정해 줄 수 있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과열 경쟁, 빈번한 개최로 말미암은 행사 자체의 권위 실추 등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1928년 프랑스를 중심으로 31개국 대표들이 협약을 맺고 파리에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창설됐습니다. 박람회를 체계적으로 관리, 통제함으로서 박람회의 질을 높이고 개최국과 참가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BIE의 핵심가치는 교육, 혁신, 협력이며, 20세기 이전의 박람회가 산업혁신의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모았다면, 21세기에는 인류가 직면하는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능에 더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BIE 회원국은 170개국이며, 우리나라는 1987년에 가입했습니다. BIE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고, 집행위원회, 규정위원회, 행정예산위원회, 정보통신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BIE 공인 박람회: 종류에 따라 등록엑스포, 인정엑스포, 트리에날레, 원예박람회가 있습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위상이 높은 건 등록엑스포입니다. 1972년 협약 개정을 통해 종합박람회를 단일화 하고 개최 간격도 10년으로 늘렸으며 그 이후 1988년의 협약 개정을 통해 지금의 등록엑스포와 인정엑스포로 구분하고, 등록엑스포 개최 주기를 5년으로 정했습니다. 1988년 개정된 협약의 적용을 받아 처음 개최된 등록엑스포(World Expo)는 2010년 '상해엑스포'였습니다. 1996년에 와서야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 원예박람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4개 체제로 종합박람회 행사 방식을 통일했습니다. 상반기와 하반기, 1년에 2회 총회를 개최합니다.
엑스포의 종류
박람회는 등록엑스포(종합박람회)와 인정엑스포(전문박람회)로 구분하고 있는데 종합박람회는 2개 분야 이상의 인간 활동의 산물이나 특정 분야의 발전 과정 전체’를 주제로 하고 전문박람회는 '하나의 특정한 분야’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등록엑스포는 '0'과 '5'로 끝나는 연도에 개최되고 있으며 인정엑스포가 그 중간에 1회 개최되고 있습니다.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축하고 참가국에 임대하는 인정엑스포와 달리 등록엑스포는 개최국이 부지를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 경비로 국가관을 건설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으며 규모, 주제, 경제적 파급 효과 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인정엑스포: 인정엑스포(또는 전문박람회)는 등록엑스포가 열리는 사이에 1회씩 특정 주제로 최장 90일간 개최되고 전시 규모도 25만㎡ 이내로 제한됩니다., 인정엑스포는 명확한 주제가 있어야 하며, 모든 전시는 그와 관련된 것에 한정됩니다., 인정엑스포의 전시관은 개최국이 건설해 제공합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개최했던 엑스포는 인정엑스포입니다.
-등록엑스포: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한자리에서 비교, 전시하고 해결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인 등록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로 전시면적은 제한없이 5년마다 최장 180일간 열립니다. 주최국이 주제를 정하고 참가국은 그 주제에 맞춰 전시를 하는데 즉, 2030년 부산에서 유치를 준비하는 박람회도 등록엑스포입니다.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국경비로 국가관을 건설합니다.
한국의 엑스포 참가 역사
한국이 공식적으로 참가한 첫 세계박람회는 1893년 시카고박람회입니다. 하지만 10년 앞서 1883년 5월 서방 국가에 첫 파견한 외교사절단 ‘보빙사’가 보스턴박람회를 참관했습니다. 보빙사의 미국 방문 이후 우정국 신설, 경복궁의 전기시설 및 목축 시험장 설치 등 서양 문물이식의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조선은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최초로 참가했는데 시카고 박람회는 아메리카 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고 그 안에 자리 잡은 조선 전시실은 비록 작은 규모였지만 도자기, 모시옷, 부채, 갑옷 등 이국적 풍모에 관심을 끌었고 개막식 날 전시실 앞에서 단아한 조선 아악을 연주했습니다. 이후 두번째 참가는 1900년 파리박람회로 프랑스의 초청을 받은 조선은 프랑스 건축가가 조선 궁궐 외양을 본떠 지은 한옥전시관을 할당 받았습니다. 전시관 내부에는 중앙에 고종의 어진을 걸고 각종 생활용품을 전시했었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박람회는 1962년 시애틀박람회였습니다. 한국은 자력으로 326제곱미터 규모의 번듯한 국가 전시관을 짓고 국제사회에 한국을 널리 알렸는데 ‘우주시대의 인류’가 주제였던 시애틀박람회에서 아리러니하게 한국은 재봉틀·라디오·타이어·철물제품· 고무신·치약 등 공산품과 왕골·죽·유기제품·도자기류 등 전통 공예품 1608점을 선보였습니다. 그 후 한국은 BIE 공인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했습니다. 1893년 시카고 박람회에 처음 참가한 후 100년 후인 1993년 전문엑스포에 해당하는 대전 엑스포를 개최했는데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최초의 BIE 공인박람회로서 한국 엑스포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이후 여수에서 2012년에 다시 한 번 전문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우리나라는 총 2번의 인정엑스포를 개최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아시아 나라는: 아시아 첫 엑스포는 1970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고 이후 일본은 2005년(아이치), 2025년(오사카)까지 총 3차례, 중국은 2010년(상하이) 각각 엑스포를 개최했습니다. 일본은 1970년 오사카 박람회로 '선진 산업국가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으며, 중국도 2010년 상하이 박람회를 통해 주요 2개국(G2) 부상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2030 부산엑스포’!
우리나라가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부산엑스포는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부산 북항 일원(344만㎡)에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열립니다. 부산엑스포는 총사업비가 5조원하지만 생산과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으로 추정되고 고용창출도 50만명에 이르고 엑스포가 열리는 반년 동안 약 5000만명의 방문객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능가하는 경제효과라는 분석입니다. 2002년 월드컵 관람객은 300만명, 생산유발효과는 11조5000억원이었고 앞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는 138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생산유발효과는 20조5000억원이었습니다. 이러한 숫자적인 수치도 있지만 전 세계에 한국과 각 기업의 영향력을 선보인다는 상징성이 더 큽니다.
-현재 3파전 : 현재 2030 엑스포 유치경쟁은 부산, 리야드(사우디), 로마(이탈리아) 3파전 양상입니다. 이슬람권의 전폭적 지지와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가 170개 회원국 중 70개국 이상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객관적 조건에서도 부산이 밀리고 있습니다. 리야드 인구는 770만으로 부산·울산·경남 인구와 맞먹고 행사장도 넓은 반면 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사우디가 ‘오일머니’를 앞세운다면, 우리는 성공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투표권이 있는 BIE 회원국 중 경제 개발이 필요한 나라에 우리의 경험을 공유해 경제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걸 피력해 표를 모은다는 계산입니다. 대통령실은 BIE 실사단의 반응과 회원국들의 움직임 등을 종합해 현재 상황을 ‘백중세’로 규정했습니다. 유치전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압도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과로 풀이됩니다.
-유치 일정 : 월드엑스포 유치를 희망하는 국가는 BIE에 주제(안), 예상 개막 일자, 기간, 조직위의 법적 성격 등이 명기된 유치신청서류를 개막일자 최소 6년 ~ 최장 9년 전에 제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2021년 6월 23일 유치신청서를, 2022년 9월 7일 유치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3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고 지난 4월 2일부터 7일까지 방한한 BIE 실사단의 현지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에 의해 개최지가 결정됩니다. 동일 국가가 같은 성격의 엑스포를 15년 이내에는 재차 개최할 수 없습니다. 유치 후보 도시가 2곳일 경우 최다득표 도시로 결정되지만 유치 후보 도시가 3곳 이상일 경우 1차투표에서 2/3이상 득표 도시로 결정하고 없을 경우 최소득표 도시를 탈락시키는 순으로 최종 2개도시 중 최다득표 도시로 결정됩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6월까지 경쟁 PT를 거쳐 올 11월 중 최종 결정됩니다. 부산이 2030년 엑스포 개최권을 가져가면 한국은 조선 말기인 1893년 미국 시카고엑스포에 공식 참가한 이후 137년 만에 등록엑스포 개최국이 됩니다. 또 엑스포 부산 유치가 성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 4번째 등록엑스포를 개최하는 국가이자 엑스포, 올림픽, 월드컵 3대 메가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국가가 됩니다. 2030 부산엑스포는 인공지능, 6G, 스마트공항·항만 등 미래신기술을 집중 전시하여 스마트선도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