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호텔신라(008770),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롯데면세점이 신규 사업자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면세업계에는 지각 변동이 예고됩니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향후 10년간 운영권이 달렸던 입찰이었습니다.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 순위는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순입니다.
롯데면세점의 2021년 매출은 3조7200억원, 신라면세점은 3조3400억원, 신세계면세점은 2조7000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조6000억원입니다.
인천공항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방역 해제 여파로 수많은 외국인 유입되고 있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작년 매출 기준으로 롯데와 신라는 1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며 "올해 6월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급격한 순위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명동본점 외관. (사진=롯데면세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롯데의 탈락 여파가 면세업계 순위에 변동을 줄 수 있단 의견은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승자의 저주'는 지나친 해석"
업계에선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어도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됩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면세 사업이 불황이었던 점과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라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단 입장입니다. 승자의 저주 논리는 과도한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2019년 연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3500만명으로 당시 임대료는 1조원이었습니다. 이번에 구역별로 최고가를 쓴 금액을 보더라도 당시 객수 3500만명으로 곱하면 8500~8600억원으로 산출됩니다. 쉽게 말해 15% 적은 수치입니다.
따라서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해 봐도 과도한 베팅을 했다고 보긴 어렵고 승자의 저주라는 논리는 지나친 해석입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승자의 저주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걸로 안다"라며 "아직 영업을 개시하지 않았고 적자가 날 것으로 보는 주장은 업계 전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승자의 저주라는 논리가 제기되고 있고,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좋지 않은 프레임이라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한만큼 관광산업에선 중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은 변화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단체 관광객보단 개별 관광객들 위주로 여행을 오다보니 공항이 가지는 위치의 상징성이 커졌습니다. 구매 한도가 없어지고, 면세 한도가 증가됨에 따라 객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다보니 공항에서 주류, 담배 등을 공항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는 직매입 구조이기 때문에 면세 규모가 커질 수록 브랜드 협상력이 커진다"며 "이 때문에 매장을 키워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예를 들면 도심을 벗어난 곳에 다수의 가게가 있는 것보단 도심에 소수의 가게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브랜드 협상력 관점에서 볼 땐 인천공항이 이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명품 업체가 인천공항으로 입점 시 입점돼 있는 면세점 입장에선 브랜드 협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영향은 공항 뿐만이 아닌 시내 면세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관광객 유치 수가 1000만명 가까이 된다"며 "그간 3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의 매출액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부턴 경제의 정상화와 관광객 유입으로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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