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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5월 15일 17: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SKC(011790)의 전략적인 현금관리가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돈 쓸 곳은 많은데, 차입금 규모가 크고 최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1분기 매출이 6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고 영업손실이 2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EBITDA(상각 전 이익)는 252억원으로 82.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SKC가 써야 할 돈이 많다는 점이다. SKC는 2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의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 강화를 위해 M&A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모태사업인 필름 사업 매각 등으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긴 했으나, 여전히 차입금 규모가 커 실적개선과 함께 유동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시장 영향 불가피했던 1분기…전사 매출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올해 1분기 실적은 2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화학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다.
2차전지 소재 매출은 1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반도체 소재는 875억원으로 34.2%, 화학은 3933억원으로 9.5% 줄었다. 영업이익은 2차전지 3억원, 반도체 소재가 79억원으로 저조했고, 화학은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했다. 신규사업과 기타부문에서 영업손실이 각각 71억원과 168억원으로 잡히면서 전사 연결기준은 217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C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급격한 시장 변화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화학 스프레드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낮고, 반도체 업황도 불황 사이클에 들어가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등이 감산에 나선 탓이다.
2차전지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SK넥실리스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고객사 재고조정과 생산 차질 영향으로 출하량 성장세가 주춤했고, 환율 하락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투자 계획 많아 차입금 확대 불가피…현금관리는 '숙제
SKC는 각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박은 말레이시아 공장에 이어서 폴란드 공장 건설에 9000억원을 투자했고, 신사업인 글라스 기판에 올해 2000억원 이상 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반도체 및 친환경 소재 사업을 포함, 2021~2025년까지 총 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설투자 뿐만 아니라 신사업 확보를 위한 M&A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최두환 SKC CFO가 힌트를 줬다. 미국 2차전지 소재 회사,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가 M&A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지난 4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해 당기순적자가 246억원이었고, 재고자산 확대 등으로 영업현금흐름이 1472억원 유출되는 등 현금흐름이 둔화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동박 공장 증설 등으로 CAPEX(자본적지출) 6372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7844억원 유출됐다.
영업현금흐름 둔화로 시설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차입금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장기차입금 및 사채를 모두 포함한 차입금은 3조2480억원으로 전년대비 13.8% 증가했다.부채비율은 2021년 170.8%에서 185.2%로 늘었다.
투자할 곳은 많은데 영업현금흐름은 악화되고, 대신 차입금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SKC의 현금관리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일단 필름 사업을 매각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을 1조4644억원까지 확보했다. 글라스 기판 투자금은 자기 자본(에쿼티)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차입금을 조달함으로써 대응할 방침이다.
보유하고 있는 사업의 자산 유동화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하반기 구체화할 것임을 밝혔다. 자산유동화와 진행되고 있는 시설 투자, M&A를 모두 고려해 자금조달 계획은 수립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차입규모는 연말로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 관리 계획에 관해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EBITDA는 부족하지만, 보유 현금과 자산 유동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이 관건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968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5000억원 줄었다. 부채비율은 185.2%에서 170.6%로 낮아졌는데, 차입금이 약 2000억원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다만, 1분기 차입금은 3조592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분기 들어 각 사업부에서 실적 회복 신호는 나오고 있다. 동박은 고객사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서 3월 매출이 690억원으로 1~2월 550억~560억원대에 비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중 말레이시아 공장이 준공되고 3분기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전기요금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반도체 소재 역시 전방 감산 영향이 없을 순 없으나 CMP 패드 등 고부가 소재 판매 확대로 1분기 수익성은 방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학은 제품 시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어 SM(스타이렌 모노머)은 6월 중 흑자로 전환하고, 하반기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SKC의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가 SKC의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분기까지는 부진하겠지만, 하반기 말레이시아 동박 신설 공장 가동, 신규 고객사 확보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가 공장의 수율을 80%까지 높이는 속도가 중요하다"라며 "판매처 확보도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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