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김효준 전 BMW코리아 대표가 떠난 지 3년차가 된 시점에서 한상윤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취임 이후 '불자동차' 오명 속에서 시동꺼짐 문제 또한 발생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방안이 필요합니다. 전기차 판매 부진까지 겹쳐 한 대표의 짐이 무겁습니다.
한상윤 BMW 대표. (사진=BMW홈페이지)
30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현재 국내 수입차 판매 7년 연속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벤츠와의 격차를 줄여왔습니다. 2019년 3만3000여대였던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연간 판매량 차이는 2020년 1만8000대, 2021년 1만대를 거쳐 지난해에는 2400대까지 줄였습니다. 이처럼 할부 프로모션 등으로 차량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박리다매식 판매 전략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저조합니다.
실제 벤츠와 BMW 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8%, 2.5%로 1.3% 가량 차이가 납니다.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을 매출액과 비교한 비율로 표시해 매출 규모와 비교한 영업활동의 수익성 또는 효율성을 나타내는데요. 즉, 비슷한 대수의 차량을 판매했지만, 벤츠의 수익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차그룹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7%,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1.3%입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아와 BMW를 비교해보면 약 4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BMW 화재 사건과 잦은 리콜 등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과제도 여전합니다. 소비자들은 차에서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에서 받는 느낌인 이른바 '하차감'이 다른 수입차보다 떨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2018년 BMW 자동차의 잇따른 화재로 '불자동차' 오명 속에서 시동 꺼짐 논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BMW 구매를 고려했던 한 소비자는 화재가 발생하고 "고민했는데 안사길 잘했다"고 언급했고, 실제 BMW를 구매한 사람은 "하차감 대신 화가 치밀어 오른다해서 '화'차감이 더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차량 화재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간 기온이 높지 않아 BMW 차량의 화재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간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았다"며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관측됨에 따라 화재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이 ESG를 강조하는 와중에 친환경차 판매 성적이 부진한 것은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입니다. 올해 3월까지 수입 친환경차 판매에서 벤츠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BMW는 불보자동차코리아에 2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지난해는 3월까지 벤츠에 이어 2위였지만, 올해는 3위로 밀려났습니다.
여기에 토요타도 BMW의 뒤를 바짝 쫓고 있어 BMW는 진퇴양난인 상황에서 한 대표의 리더쉽이 이제는 발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 실적에 전기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올해 한 대표의 경영 능력이 평가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BMW 특성화고 대학교 등에 연구용차량 12대 기증.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