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집니다. 윤 의원과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자율투표로 가닥을 잡은 민주당 내에서는 찬반에 대한 고심이 깊은 가운데 부결의 부담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 정국에 맞닥뜨린 양상입니다.
민주당 자율투표…체포동의안 '가결' 무게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됩니다. 검찰은 2021년 4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측이 현역 의원과 지역상황실장, 지역본부장 등에 총 9400여만원을 전달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죠.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돈 봉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 의원과 이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두 의원에 대한 표결을 자율투표에 부치기로 했는데요. 소속 의원들은 가부 각각에 달린 명분과 이날 표결 결과가 민주당에 가져올 파장을 따져보는 기류가 흘렀다고 합니다.
한 초선 의원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어 가결은 어렵다고 주장하는 측과 여러 녹취록이 드러난 만큼 부결은 힘들다고 반박하는 쪽으로 갈리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민주당 의원이 10여명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에 향후 체포동의안 표결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첫 표결부터 가결되면 안 된다는 의견과 그간 나온 증거, 윤 의원과 이 의원이 민주당 소속이 아닌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부결은 안 된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가결에 무게를 싣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윤 의원과 이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민주당이 ‘제 식구 감싸기’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는데요. 한 재선 의원은 “가결이 되면 검찰 수사가 가속화 할 가능성은 있지만, 국민 여론이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민주당이 방탄을 하지는 않는구나’라는 메시지를 여론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란봉투법부터 오염수 청문회까지…여야 협치 난망
윤 의원과 이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민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관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민주당을 향한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갖은 의혹에 둘러싸인 민주당 앞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민심의 잣대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의 선택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기존에도 여야가 갈등하는 현안들이 즐비했던 만큼, 윤 의원과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따른 마찰까지 더해지면 6월 임시국회는 험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의 경우, 이른바 ‘거부권 정국’으로 비화할 여지가 있습니다. 앞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처럼 야당이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강행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모습이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에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문제도 변수입니다. 여야는 지난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검증 특위 구성·청문회 추진에 합의했는데요. 이번 합의로 양측이 명분과 실리를 챙긴 모양새지만, 국정조사와 청문회의 시기와 대상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해 충돌 소지는 남았습니다.
여야 대표가 회동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는 점도 여야 협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개 토론을 하자고 요구하는 반면 김 대표는 비공개 회동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죠. 일대일 회동의 형식을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경우, 6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현안에 대한 여야 대표 차원의 ‘빅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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