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개월 연속 '경기 둔화' 판단…"수출 불확실성 여전"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우려 교차"
KDI "저점 지나고 있다" 판단보다 신중
조업일수 고려 6월 수출, 전년비 10.1%↓
2023-07-14 13:03:07 2023-07-14 13:03:0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우리나라 경기 상황과 관련해 6개월째 '둔화 진단'을 내렸습니다. 수출 부진은 완화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판단입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출 부진 일부 완화, 완만한 내수·경제 심리 개선세, 견조한 고용 등으로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기재부는 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후 2월에는 '우려 확대'에서 '둔화'로 진단 수위를 높였고 3월부터 이달까지 '경기 둔화'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과장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리오프닝에 대해 '기대'란 표현만을 썼는데, 이번 달부터는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는 부분으로 고쳤다"며 "5월부터 나타난 중국의 지표들 자체가 확실히 조금 주춤한 모습이 눈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국 수출이 조금씩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라며 "다만 이 부분이 조금 지연되거나 지연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제약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유념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올해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0.1% 줄었지만, 광공업 생산이 3.2% 늘어 전 산업 생산이 1.3% 증가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늘어 전월 대비 3.2% 늘었습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 줄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2.0% 증가했습니다. 도·소매업, 운수·창고 등은 늘었지만, 숙박·음식업 등은 줄었습니다.
 
5월 소매 판매는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가 모두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0.6% 증가했습니다. 6월 소매 판매는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사진=뉴시스)
 
5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면서 전월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 공사 실적이 줄었지만, 건축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0.5% 증가했습니다.
 
6월 수출은 IT 제품 부진에도 자동차와 선박의 호조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습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0.1% 줄었습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0.7로 전월 대비 2.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업심리 실적지수(BSI)는 76으로 전월과 같았고 전망지수(BSI)는 7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올해 5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았습니다. 
 
6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33만3000명 증가했습니다. 실업률은 2.7%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내렸습니다.   
 
소비자물가는 5월 3.3%와 비교해 상승 폭이 2.7%로 축소됐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5%, 농산물·에너지 제외지수는 4.1% 각각 올랐습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7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KDI는 지난 3월부터 경기 상황을 '부진'으로 평가했지만, 5개월 만에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봤습니다. 기재부는 KDI보다는 경기 회복 측면에서 다소 신중하게 판단했습니다. 
 
이승한 과장은 "KDI의 판단과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한 템포나 두 템포 정도 지켜보고 난 다음에 전반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며 "아직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조금 더 유의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재부 측은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속에 수출, 투자, 내수 등 경제 활력 제고, 물가 등 민생 경제 안정, 경제 체질 개선 등을 위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정책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이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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