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아우디가 다음달 출시하는 2023년식 'Q4 40 e-트론'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65km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식 보다 다소 줄은 데다 2023년식엔 겨울철 전기차 효율을 높여주는 히트펌프도 빠져 보조금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20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3년식 Q4 40 e-트론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65km입니다. 후륜구동에 타이어는 21인치 기준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연비는 kWh당 4.2km입니다. 2022년식과 비교하면 주행거리는 3km 짧아졌고 연비는 0.1km 줄었습니다. 반면 2023년식 Q4 스포트백 40 e-트론 주행거리는 362km로 5km 늘었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아우디코리아의 자체 연비시험결과를 한국에너지공단에 신고한 것으로 환경부가 인증하는 주행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환경부 인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히트펌프가 장착되지 않지만 주행거리와는 큰 관계가 없다"며 "실제 판매될 2023년식 Q4 40 e-트론 주행거리는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한 수치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보조금 책정 절차가 진행 중인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우디 Q4 40 e-트론(사진=아우디)
Q4 40 e-트론은 지난해 9월 국내에 첫선을 보였으며 출시 이후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모델입니다.
Q4 40 e-트론은 지난해 출시 당시 환경부의 겨울철 주행가능거리 측정 기준에 못 미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는데요. '저온 주행거리가 상온 주행거리 대비 70%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을 충족한 Q4 스포트백 40 e-트론만 253만원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2023년식에서도 주행거리를 개선시키지 못한 만큼 보조금 지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특히 2022년식에 적용됐던 히트펌프가 2023년식엔 장착되지 않고 출고됩니다.
전기차는 온도가 낮으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주행가능거리도 줄어듭니다. 게다가 실내 난방에 필요한 히터를 작동하는데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엔진 열을 활용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상온과 저온 사이에서 큰 성능 차이를 보입니다. 환경부가 차량의 난방 기능을 최대치로 해 놓고 저온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를 개선해주는 장치가 히트펌프인데요. 히트펌프는 전기차의 각종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 히터 작동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아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2022년식에 히트펌프가 설치돼 있는데도 저온 주행거리 기준을 채우지 못한 만큼 2023년식의 저온 주행거리는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아우디 Q4 40 e-트론(사진=아우디)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히트펌프가 장착되지 않지만 주행거리와는 큰 관계가 없다"며 "현재 보조금 책정 절차가 진행 중인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Q4 40 e-트론은 폭스바겐 전기차 ID.4와 같은 MEB 플랫폼(폭스바겐그룹 전기차 플랫폼)을 쓰는데 주행거리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2023년식 ID.4의 경우 주행거리는 440km로 2022년식 405km 대비 35km가 늘어났습니다. 저온 주행거리는 288km에서 389km로 크게 향상됐죠.
아우디코리아는 Q4-e트론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보조금 이슈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ID.4가 5000만원대 가격에 국고보조금이 580만원에 달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립니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 때마다 구매 의향이 뚝 떨어질 정도로 보조금에 민감합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전기차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72%에 달했고 '없다'는 응답은 6%에 그쳤습니다.
반면 보조금이 200만원 줄었을 경우 '그래도 구매할 것'이라는 응답은 32%로 줄었습니다. 12%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절반이 넘는 56%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보조금이 400만원 줄어들 경우 '구매하겠다'는 의향은 200만원 축소 때의 절반인 16%로 줄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겨울철 히터를 켜면 주행거리가 확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이 전기차 프리미엄급 모델의 가장 중요한 숙제"라며 "주행거리는 가격과 함께 소비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하는 요소인 만큼 저온 주행거리에 대한 명시 의무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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